신입생 감소와 재정 악화를 이유로 대학들이 비정규교수 예산을 삭감해 논란이 일고 있다. 대학들은 전임교원 강의시수를 대폭 늘렸다. 2017년 봄 학기 수업 배정을 앞두고 비정규교수들이 대량해고 위기에 처했다.

2일 노동계에 따르면 대구대는 올해 전임교원 전공수업 강의시수를 교수 1인당 주 15시간 이상으로 확대할 것으로 전해졌다. 고등교육법 시행령(6조)에 따르면 전임교원 수업시수는 원칙적으로 매주 9시간이다. 학교측은 전공과목 시간강사 선임도 차단했다. 비정규교수가 대거 강의를 맡지 못하는 사태가 우려된다.

한국비정규교수노조 대구대분회는 이날 오전 경북 경산시 대구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전임교원 수업시수 확대 정책을 철회하라”며 “질 좋은 교육과 시간강사들의 고용안정 측면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정책”이라고 반발했다.

대구대는 비정규교수가 전체 수업의 50% 가까이를 담당한다. 비정규교수의 전공수업 불가 방침에 따라 그 비율이 확연히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분회는 “기존 비정규교수 서너 명이 담당하던 수업을 전임교원 1명에게 몰아주는 것”이라고 밝혔다.

대구대 시간강사 강의료는 7만7천500원이다. 전임교원의 초과강의료는 주간의 경우 1~3시간에 2만4천원, 4~6시간에 3만6천원이다. 초과강의료가 시간강사 강의료보다 낮아 비용절감이 가능하다는 것이 학교측의 계산이다.

하영진 분회 사무국장은 “현재 시간강사 강의료는 생활임금 수준에도 미치지 못한다”며 “학교측이 재정 악화 책임을 비정규교수들에게 전가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대구대는 다음주까지 올해 봄 학기 수업을 배정한다. 하 국장은 “수업 배정을 받지 못하는 비정규교수들의 정확한 규모는 다음주쯤 파악될 것 같다”며 “최근 몇 년간 대구대 비정규교수가 연 20명씩 줄어들고 있다”고 말했다. 분회는 총장 면담을 요청한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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