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문회 스타가 탄생했다. 박근혜 정부의 최순실 등 민간인에 의한 국정농단 의혹사건 진상규명을 위한 국정조사특별위원회(위원장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가 지금처럼 가동된다면 마지막에 가장 크게 웃는 이는 단연 그가 될 것이다. 여당 간사를 맡고 있는 이완영 새누리당 의원이 주인공이다.

이 의원은 지난 6일 재벌 총수를 불러 모은 청문회에서 "정몽구·손경식·김승연 세 분은 고령 병력으로 오래 계시기에 매우 힘들다"며 "일찍 보내 주는 배려를 했으면 한다"는 내용의 메모를 김성태 위원장에게 보내 논란을 일으켰다. 시민들은 지금 그를 '배려 이완영'이라 부른다.

이 의원은 2007년부터 2009년까지 대구지방노동청장을 지냈다. 노동부를 떠나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한나라당(현 새누리당) 수석전문위원으로 있던 그는 2012년 총선에서 경북 칠성·성주·고령에 전략공천을 받았다. 여성 비하 발언 논란으로 새누리당 공천을 반납하고 무소속으로 출마한 석호익 후보(전 KT 부사장)와의 대결에서 손쉽게 승리해 국회에 입성했다. 20대 국회도 ‘친박’ 타이틀을 달고 무탈하게 입성했다.

19대 국회에서 환경노동위원회를 택한 이 의원은 노동계·학계 출신 의원들과 호흡을 맞춰 60살 정년을 의무화하는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고령자고용법) 등을 개정했다. 그러던 중 환노위 여야 의원들로부터 비난을 한 몸에 받는 사건이 벌어졌는데, 기업이 끼여 있는 사안이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은 골프장 경기보조원 등 특수고용직 일부 직종에 대해서만 산재보험을 적용하고 있다. 당시 환노위는 보험가입 문을 넓히기 위해 개정안을 논의했는데 이 의원만 홀로 반대했다. 노동계와 야당은 "산재보험이 확대될 경우 민간보험 가입이 줄어들 것을 우려한 보험업계의 로비를 받고 개정안에 반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의 반대에도 환노위를 통과한 개정안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권성동 새누리당 의원에 의해 끝내 가로 막혔다. 이 의원이 권 의원을 찾아가 "통과시켜서는 안 된다"고 호소했다는 뒷말이 무성했다.

이 사건 이후 국회에서는 이 의원에 관한 풍문이 넘쳐났다. 의원들을 상대로 로비를 하는 대기업 직원은 "이 의원이 기업을 상대로 강연을 많이 했는데 강연료가 어마어마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아마 김영란법이 시행된 뒤 대기업들은 이 의원의 명강의를 더 이상 듣지 못하고 있을 것이다.

이 의원이 국회 청문회에서 악명을 날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4년 6월30일 세월호 국정조사 첫날에 장시간 조는 모습이 목격되기도 했다. 현장에서 분통을 터트리는 유가족에게 "내가 당신에게 말했나?"라고 목소리를 높여 지탄을 받았다.

최근 이 의원을 두고 "창피하다"고 평가하는 노동부 후배가 늘고 있다고 한다. 낯 뜨거울 정도로 재벌을 배려하고, 재벌을 챙기는 모습 때문일 테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