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타이어에서 일하다 뇌종양에 걸려 숨진 노동자의 유족이 산업재해를 신청했다. 지난 20여년간 100명이 넘는 노동자가 숨져 '죽음의 공장'으로 불리는 한국타이어의 산재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객관적인 역학조사가 필요하다는 주장이 나온다.

한국타이어 산재협의회는 8일 "뇌종양으로 숨진 임아무개씨(사망당시 45세)의 유족이 근로복지공단 대전본부에 유족급여를 청구했다"고 밝혔다.

1994년 입사한 임씨는 97년까지 불량타이어 분류작업 등의 업무를 맡았다. 근무 당시 두통을 자주 하소연하던 그는 2007년 악성뇌종양 판정을 받은 뒤 2009년 숨졌다. 같은해 산재를 신청했지만 공단이 불승인 판정을 내렸고 이번에 다시 신청서를 접수했다.

협의회 관계자는 "2009년 고용노동부와 공단이 공장에 대한 역학조사를 실시했지만 평상시 근무환경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는데 공단이 이를 근거로 산재 불승인을 내렸다"며 "고인이 일할 당시 상황을 반영해 타이어 제조공정에서 어떤 화학물질을 사용했고 어떤 분진이 발생했는지를 다시 조사해야 한다"고 말했다.

협의회는 올해 2월에도 한국타이어 원·하청 노동자 4명의 산재를 인정해 달라며 집단 산재신청을 추진했다. 현재 개별 역학조사가 진행 중이다. 협의회는 "노동부는 한국타이어 노동자들의 산재예방과 긴급구제를 위해 전·현직 사망노동자 전수조사를 해야 한다"며 "특수건강검진 결과에 따른 질환자에 대한 사후관리가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한편 이정미 정의당 의원과 김종훈 무소속 의원에 따르면 96년부터 2007년까지 한국타이어에서 산재 등으로 숨진 노동자는 93명이다. 2008년 이후 최근까지 46명이 추가로 목숨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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