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KDI)이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췄다. 박근혜·최순실 게이트에 따른 정치적 불확실성은 감안하지 않은 수치다. KDI는 추가경정예산 편성과 기준금리 인하 등 돈을 풀어 경기 둔화를 완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7일 발표한 '2016년 하반기 경제전망'에서 내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내놨다. 올해 5월 제시했던 2.7%에서 0.3%포인트 하향했다. 김성태 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5월 전망과 비교하면 브렉시트, 미국 대선 결과 등으로 불확실성이 높아져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2.4%로 낮췄다"고 설명했다.

트럼프 당선에 따라 보호무역주의 확산으로 신흥국에서 경제위기가 발생할 경우 우리 경제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분석이다. KDI는 "대내적으로 정치적 불확실성이 지속되면 소비 위축과 투자 지연뿐만 아니라 생산 및 노동시장에도 부정적 영향이 파급되면서 내수가 크게 위축될 가능성이 높다"고 우려했다. KDI는 정부에는 추가경정예산 편성을 포함한 확장적 재정정책을, 한국은행에는 금리 인하를 주문했다.

김성태 부장은 "내년에도 불확실성이 해소되지 않는다면 추경을 편성해 적극적으로 대응해야 하는데, 현재 기준금리를 생각했을 때 완화적인 통화정책을 하기에도 충분하다"며 "재정확대에 통화정책을 공조하면서 경기에 대응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가계대출 증가세를 억제하기 위해 총부채상환비율(DTI)과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를 강화하고, 비은행권 가계대출 부실가능성을 점검하라고 제안했다. 특히 취약계층과 한계가구를 위한 서민금융 정책자금을 효과적으로 공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KDI는 "조선업 구조조정에 이어 철강·석유화학 등 취약산업에서 실직자 증가가 예상되는 만큼 실업급여 보장성을 확대하고, 전직지원과 직업훈련에 투자를 늘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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