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용노동부와 환경부 장·차관이 지난 4일 오전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전체회의에 참석해 내년 예산안 심사를 받고 있다. 연윤정 기자
 

국회 환경노동위원회(위원장 홍영표)가 노동 4법·성과연봉제·호남권 직업체험센터(잡월드)·홍보비·업무추진비를 대폭 삭감하는 등 내년 고용노동부 예산안을 의결했다.

환노위는 지난 4일 오전 국회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내년 일반회계와 고용보험기금을 포함한 5개 기금 예산안에서 4천962억원 증액과 6천488억원 감액을 통해 1천526억원을 삭감했다.<표 참조>

◇1차 타깃은 홍보비·업무추진비=이번 예산안 심사에서는 홍보비와 업무추진비가 1차 타깃이 됐다. 그동안 노동부는 노동 4법과 2대 지침 등 노동개혁 홍보로 꾸준히 비판을 받아 왔고, 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청탁금지법) 시행에 따라 업무추진비도 감액 대상에 올랐다.

이에 따라 상생 노사문화 구축 등 홍보비가 10억2천700만원 삭감됐다. 전체 102억4천400만원에서 92억1천700만원으로 하락했다. 올해 홍보비 64억6천200만원에 비해서는 27억5천500만원(30%) 올랐다.

각 업무추진비는 일괄적으로 10% 수준으로 삭감돼 총 3억8천만원이 깎였다. 42억4천200만원에서 38억6천200만원 규모로 축소됐다. 당초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에서는 국외여비(14억1천400만원)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았으나 예산안에 반영하지는 않았다.

◇노동 4법 통과 전제한 고용예산 삭감=고용사업에서는 구직급여사업(3천262억원)과 조기재취업수당사업(380억원)이 감액됐다. 노동 4법 중 하나인 김성태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고용보험법 개정안 의결을 전제로 노동부가 포함시킨 예산이다. 환노위는 이날 “법안 통과 여부가 불투명하다”는 이유로 이같이 감액했다. 아울러 조선업 사업장 고용유지 실적이 저조한 고용유지지원금사업(177억7천700만원)과 연례적으로 집행실적이 부족한 세대 간 상생고용지원사업(103억1천600만원)이 삭감됐다.

사회적 논란이 되는 임금피크제·성과연봉제를 목적으로 하는 컨설팅 사업인 일터혁신컨설팅지원사업(17억원)과 최근 논란이 된 창조경제혁신센터지원사업(10억2천500만원)도 삭감 리스트에 올랐다. 특히 국정감사에서 지적을 받은 취업성공패키지 인소싱사업(24억4천600만원)과 취업알선 인소싱사업(6억9천500만원)은 전액 삭감됐다.

◇호남권 직업체험센터 삭감, 무기계약직 개선 증액=예산안 심사에서 최대 논란거리는 이정현 새누리당 대표 지역구인 순천에 세우는 호남권 잡월드 예산이었다. 올해 배정된 10억원도 아직 쓰지 않았는데, 노동부는 내년 예산에 60억원을 추가로 배정했다. 예산소위는 31억원을 삭감하는 한편 영남권 잡월드 예산 10억원을 추가했다.

그럼에도 전액 삭감해야 한다는 의견이 만만치 않았다. 홍영표(더불어민주당)·이상돈(국민의당)·이정미(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추경 때 환노위도 거치지 않고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서 (이정현 의원에 의해) 쪽지예산으로 전달돼 만들어진 사업”이라며 “더구나 500억원 미만은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에서 제외되는 허점을 이용해 485억원 규모로 사업을 편성했다”고 비판했다. 이 같은 논란 끝에 환노위는 호남권 잡월드 예산 29억원 중 2억원을 빼서 다른 광역시·도 잡월드 설치 가능성에 대한 연구용역에 쓰기로 의결했다.

한편 증액된 예산은 대부분 무기계약직 인건비나 처우개선에 집중됐다. 총 48억700만원이 배정됐다. 미취업 청년 생계비 융자(278억원) 증액도 눈에 띈다. 모성보호지원에 대한 국가 지원을 확대하기 위해 일반회계에서 2천915억2천800만원을 고용보험기금으로 전출했다. 이 밖에 환노위는 일터혁신컨설팅지원사업에 2대 지침이 들어가지 않도록 하는 내용을 포함해 28개의 부대의견을 채택했다.

이날 환노위를 통과한 노동부 예산안은 국회 예결특위에서 심사를 받게 된다. 예결특위는 30일 예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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