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통령 연설문을 첨삭지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난 비선실세 최순실씨 국정농단 사태를 개탄하는 목소리가 여기저기서 쏟아지고 있는데요. 25일 오후 박 대통령의 사과 기자회견에도 정권을 향한 비판의 목소리가 줄어들지 않고 있습니다.

- 박 대통령은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그동안 최순실씨와 긴밀히 국정을 논의해 왔다고 일부 시인했는데요. 그런데 해당 기자회견은 박 대통령이 미리 녹화를 하고 언론사들이 뒤늦게 방송한 녹화방송이었습니다.

- 대국민 사과를 녹화방송으로 내보낸 것을 두고 한심한 행태라는 목소리가 온라인에서 쏟아졌는데요. 사과 기자회견을 알린 뉴스 댓글에는 "실제 대통령이 독일에 장기간 머무르는 탓에 청와대가 지도력 공백상태에 빠져 사과 기자회견마저 헛발질하는 것 같다"는 비아냥거림이 끊이지 않았습니다.

- 최순실씨가 독일에 머무르고 있는 것을 풍자한 건데요. "국가정보원이나 검찰이 독일에 머물고 있는 대통령을 서둘러 국내로 모셔와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았습니다.

- 박 대통령의 사과 기자회견 직후 포털 사이트 실시간 급상승 검색어에 '박근혜·탄핵·하야' 같은 단어가 10위권에 포진했는데요. 이 정도면 박근혜 정권의 국정운영 동력은 집권 1년을 남겨 두고 사실상 바닥난 것으로 보입니다. 국민의 분노가 어떻게 표출될지 궁금하네요.



OECD 가입 20주년, 한국의 '부끄러운 자화상'



- 25일은 우리나라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한 지 20주년이 되는 날이었습니다. 고용노동부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이기권 장관이 앙헬 구리아 OECD 사무총장을 만나 노동개혁과 고용률 70% 로드맵에 대해 의견을 나눴다고 홍보했는데요.

- 그런데 간과하지 말아야 할 사실이 있습니다. 우리나라는 OECD에 가입하면서 결사의 자유나 단체교섭권과 관련한 노사관계 법령을 국제기준에 부합하도록 개정하기로 약속했지요. 국제노동기구(ILO) 핵심협약 비준도 다짐했습니다.

- OECD에 가입한 뒤 당시 한 약속을 제대로 지키고 있는지 OECD의 감시를 받았고, 2007년에 우여곡절 끝에 감시 절차가 끝나기는 했습니다.

- 하지만 지금 현실은 어떤가요. 공무원과 교사의 노조설립을 허용했다고 하지만 전국공무원노조와 전교조는 지금 법외노조가 돼 있습니다.

- ILO 핵심협약의 경우 정부는 비준 움직임조차 보이지 않고 있는데요. 최근 정부가 철도노조 파업을 불법으로 규정한 일은 또 어떻게 설명해야 할까요. 복수노조 시행 상황은 또 어떻습니까.

- 노동부 장관이 한가롭게 OECD 사무총장을 만나 이른바 노동개혁 추진을 자랑할 상황은 아닌 것 같네요.



박근혜 정부 고용안정망 운영실태 '총체적 난국'



- 박근혜 정부의 핵심 개혁과제 중 하나인 일·학습 병행제가 부실하게 운영되고 성과도 저조하다는 감사 결과가 나왔는데요.

- 감사원은 25일 실업급여를 비롯한 고용안전망 운영실태에 대한 감사를 벌여 42건의 문제를 적발하고 5명에 대한 징계를 요구했다고 밝혔습니다.

- 산업인력공단은 고용노동부로부터 노동자가 일하면서 직무 관련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는 '일·학습 병행 운영지원 사업'을 위탁받아 운영하고 있는데요. 하지만 2014년 이후 훈련을 받은 3천576명 가운데 34%인 1천215명이 중도에 교육을 포기한 것으로 드러났습니다.

- 특히 노동부가 참여기업을 선정하는 과정에서 상시근로자수와 신용등급 등의 요건을 없앤 결과 열악한 기업이 선정될 우려가 증가했다고 감사원은 밝혔네요.

- 학교 교육과 기업 수요의 불일치를 해소하기 위해 제공하는 맞춤형 직업교육 프로그램인 청년취업아카데미도 부실했습니다. 2014년 이후 수료자 중 아카데미 참여기업에 취업한 비율은 9.7%에 그쳤다고 하네요. 고용서비스를 제공하는 고용센터의 지난해 알선 취업률도 2.8%로 미미하기 그지 없었습니다.

- 박근혜 정부의 고용안전망 운영실태가 총체적 난국에 빠져 있다는 사실이 드러난 건데요. 이젠 놀랍지도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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