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민중총궐기와 민주노총 총파업을 주도했다는 이유로 1심에서 징역 5년을 선고받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의 항소심 재판을 위해 102명이 참여하는 대규모 변호인단이 꾸려졌다. 이들은 항소심에서 한 위원장의 무고함을 증명하고 집회 자유 필요성, 정부 노동정책의 부당함과 반대할 수밖에 없는 이유를 알려 나가겠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과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12일 오전 서울 서초구 민변 회의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민주주의와 노동의 권리를 변론하기 위해 시국변호인단을 통해 한상균 위원장 항소심에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의 항소심은 13일 서울중앙지법에서 열린다. 김선수 변호사(법무법인 시민)와 장종오 변호사(법률사무소 해별), 권두섭·신인수·조세화 변호사(민주노총 법률원)가 대표변호사를 맡아 변론에 나선다. 이들을 포함해 시국변호인단에 참여하는 변호사 102명은 변론 자료 취합·법리 준비 등을 나눠 맡기로 했다.

기자회견에 참석한 강문대 변호사(민변 사무총장)는 "항소심은 한상균 개인의 문제가 아니라 무분별한 금지통고와 차벽, 물대포로 핍박받는 집회 자유 보장 등 민주주의 회복 문제와 연결돼 있다"며 "비정규직을 비롯한 노동자들에게 일방적 희생을 강요하고 행정지침 등 행정독재로 노동개악을 추진하는 정부에 대한 시민사회의 견제 필요성에 동의하는 이들이 변호인단에 참여했다"고 말했다.

변호인단은 지난해 11월14일 민중총궐기 당시 경찰 공무집행의 위법성과 부당함을 항소심에서 집중 부각할 계획이다. 1심 재판부는 민중총궐기 시위대의 폭력행위를 이유로 5년형을 선고했는데, 백남기 농민을 죽음에 이르게 한 경찰의 위법성이 더 큰 문제라는 게 변호인단의 생각이다. 한 위원장이 정부 노동정책에 반대하며 파업 이전에 대화를 요구하는 등 평화적 해결을 위해 노력했던 점도 부각시킨다.

대규모 변호인단 구성에 대해 최종진 민주노총 위원장 직무대행은 "정부는 민중총궐기를 이유로 민주노총뿐 아니라 전체 시민·사회를 대상으로 공안탄압을 계속하고 있다"며 "항소심에서 정부의 불법행위가 확인되는 상식적 판결이 나오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안진걸 참여연대 협동사무처장은 "백남기 농민이 돌아가시고 한 위원장은 감옥에 있고, 수백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민중총궐기에 참여했다는 이유로 검찰에 기소됐다"며 "정부의 후진성을 세계 시민·사회에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한편 민주노총과 민중총궐기투쟁본부, 백남기 농민 국가폭력 진상규명 책임자 처벌 살인정권 규탄 투쟁본부는 항소심이 열리는 당일인 13일 오후 서초동 법원삼거리 인근에서 한 위원장 무죄 판결을 요구하는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