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이라도 경영진과 함께 머리를 맞대고 합리적인 성과연봉제 도입을 고민하기를 촉구한다.”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5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열린 제7차 금융개혁추진위원회에서 한 말이다. 국책금융기관과 민간은행의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탈퇴를 유도해 산별교섭을 무력화했다는 의심을 사고 있는 금융당국이 이율배반적 태도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왔다.

임종룡 위원장은 이날 “우리 금융산업에 성과중심 문화를 정착시키는 것은 경쟁력 제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하다”며 “이는 양보할 수 없는 금융개혁 과제”라고 말했다. 그는 금융노조가 지난달 23일 단행한 총파업에 대해 “대다수 금융회사 직원들이 파업에 불참했다”고 주장했다. 금융당국은 당시 파업 참여자가 1만9천여명이라고 발표했다. 노조가 주장하는 참여인원 7만5천여명과 격차가 크다. 그러면서 노조가 예고한 '11월 중 2차 총파업'을 두고는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파업은 정당성을 얻기 어렵다”며 “또 다른 잘못을 반복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김문호 금융노조 위원장은 지난달 29일 하영구 사용자협의회 회장을 만나 산별중앙교섭 재개를 요구했다. 사용자협의회는 올해 상반기 금융공기업 탈퇴에 이어 8월 말 민간 금융기관이 탈퇴하면서 사실상 해체된 상태다. 노조는 금융위가 자신의 영향력하에 있는 금융공기업의 사용자협의회 탈퇴를 유도했고, 민간금융기관의 탈퇴에도 영향을 줬다고 비판하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노사 간의 교섭 틀을 망가뜨려 대화를 봉쇄한 금융위가 대화하라고 요구하는 것은 정상적인 사고로는 이해할 수 없는 이율배반적인 행태”라고 지적했다. 노조는 “임 위원장을 비롯한 정부의 관치금융만 없다면 금융산업 노사는 충분히 자율적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며 “사측은 더 이상 정부 눈치를 보지 말고 산별중앙교섭을 복원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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