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노동운동사연구회(이사장 김정근)가 이달 30일부터 다음달 7일까지 6박8일간 스페인 혁명(스페인 내전) 유적답사를 떠난다고 29일 밝혔다. 2014년 러시아 혁명 유적답사를 다녀온 지 2년 만이다.

스페인 내전은 1936~1939년 공화진영과 파시즘진영 간 벌어진 처절한 전쟁을 말한다. 스페인은 1923년 프리모 데 리베라의 쿠데타로 군사독재를 겪다가 1931년 제2공화국이 들어서게 됐다. 1936년 2월 총선에서 스페인 사회주의노동자당·좌파 공화파·스페인 공산당 등으로 구성된 인민전선이 473석 중 289석을 확보해 승리했다. 인민전선 정부는 토지개혁을 포함한 일련의 개혁정책을 시행했다. 하지만 스페인의 지주·자본가·가톨릭교회의 불만이 고조되면서 1936년 7월 스페인령 모로코에 머물고 있던 프랑코와 스페인 군부가 반란을 일으켰다.

3년간의 내전은 처참했다. 내전 초반에는 공화국 정부군이 우세했으나 파시즘 정권이 들어선 독일과 이탈리아의 지원에 힘입어 프랑코의 반란군(국민군)이 점차 승기를 잡아 갔다. 공화국은 영국과 프랑스의 불간섭주의에 따라 민주주의 진영의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나마 소련과 멕시코의 지원을 받을 수 있었으나 독일과 이탈리아에 비해서는 턱없이 부족했다. 공화국 지원을 위해 조지 오웰·어니스트 헤밍웨이를 포함한 3만5천명의 국제여단이 참전했다.

하지만 공화국에 대한 민주주의 진영의 외면 속에서 1939년 3월 반란군이 승리하고 만다. 프랑코 정부는 토지개혁 등 인민전선 정부가 진행한 모든 개혁을 원점으로 돌려놓는다. 그리고 유럽은 1939년 9월 파시즘이 불러일으킨 제2차 세계대전으로 빠져들고 만다.

연구회는 이 같은 스페인 내전의 흔적을 찾아 바르셀로나·사라고사·게르니카·빌바오·세고비아·마드리드·톨레도를 방문한다. 이번 답사에는 민주노총·한국지엠·민주연합노조·동부비정규센터·노동광장 활동가 등 21명이 참가한다. 흔히 ‘이념의 격전장’이라고도 불린 스페인 내전이 비슷한 역사를 지난 한국 사회에 어떤 시사점과 과제를 안겨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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