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립대병원과 서울시립병원 노사가 노조 파업을 앞두고 합의를 이끌어 낸 것으로 나타났다. 인력을 늘리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성과연봉제를 폐지한 뒤 호봉제로 전환하는 합의도 나왔다.

28일 노조에 따르면 사립대병원인 한양대의료원·경희의료원·전남대병원과 공공병원인 국립중앙의료원·서울시북부병원 등 5개 병원 노사는 이날 새벽 잠정합의안을 마련했다. 한양대의료원 노사는 간호직 4명과 기능직 2명의 정규인력을 충원하기로 했다. 보건직 12명을 비롯해 총 18명의 비정규 노동자를 정규직으로 전환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신규간호사 직무교육기간과 병가·모성보호 휴가로 인한 대체인력을 추가인력으로 산정한다. 올해 설치된 환자안전위원회에 노조도 참여한다.

경희의료원은 정규인력 14명을 충원하고 비정규 노동자 7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한다. 환자안전위원회와 간호·간병통합서비스와 관련한 회의체에 노조가 참여하는 방안은 추가로 논의한다. 전남대병원 노사는 이날 오전 6시까지 끝장교섭을 한 끝에 인력을 충원하고 비정규직을 정규직으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2009년부터 시행한 성과연봉제를 내년부터 폐지하기로 한 병원도 눈길을 끈다. 서울시북부병원은 2017년부터 임금체계를 연봉제에서 호봉제로 전환하기로 합의했다. 호봉제 전환에 필요한 추가재원은 현재 운영 중인 임금체계 개선TFT에서 논의해 마련한다. 성과연봉제를 호봉제로 전환한 사례는 2013년 성과연봉제를 폐지한 서울시동부병원에 이어 두 번째다. 국립중앙의료원 노사는 난임치료를 휴가로 인정한다. 용역직원의 건강권 확보를 위해 손목·발목·허리 보호대 지급을 용역계약 조건에 삽입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합의에 이른 이들 병원 노조들과 함께 지난 12일 노동위원회에 집단 쟁의조정을 신청한 전북대병원지부 등 5개 지부는 다음달 초까지 조정을 이어 간다. 성과연봉제로 논란이 된 보훈병원지부와 근로복지공단의료지부는 28일 하루 파업을 했다.

한미정 노조 사무처장은 “산별중앙교섭에 불참했던 병원에서도 개별 노사합의에 산별합의 내용을 담았다”며 “교섭이 끝나지 않은 곳에서도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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