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전태일재단 주최로 21일 서울 인사동 아라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이소선 5주기전 : 어머니의 대지> 전시 준비가 한창이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이 개막에 앞서 기자들에게 전시의 의미를 설명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전태일 열사의 어머니로만 알려졌던 이소선 어머니가 여성노동운동가로 자리매김해야 합니다.”

이수호 전태일재단 이사장은 이소선 어머니 5주기를 맞아 마련된 그림전 ‘어머니의 대지’ 개최 배경을 이같이 밝혔다.

재단은 21일 오후 그림전 개막식이 열리는 서울 종로구 아라아트센터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이번 그림전에는 화가 20명이 △노동 △인권 △민주 △여성을 주제로 100여점의 작품을 내놓았다. 신학철·정정엽·임옥상 작가처럼 사회성 짙은 작품을 선보였던 화가들이다. 노동자들의 어머니이자 노동운동가로 살아 온 이소선 여사를 통해 오늘날 노동의 현실을 되돌아보자는 주제의식을 담았다.

전시장은 아라아트센터 1층과 2층에 마련됐다. 전시장 바닥에 ‘안전제일’이라고 적힌 낡은 작업복이 덩그러니 놓여 있는 설치미술 작품과 웹툰 <미생>의 장그래와 전태일 열사가 어깨동무를 하고 있는 그림도 볼 수 있다.

강영민 작가의 작품 ‘이소선-미러링’은 이소선 여사가 전태일 열사의 영정을 안고 오열하는 모습을 담은 작품이다. 영정에는 전태일 열사 대신 거울이 있다. 강 작가는 “작품 앞에서 전태일이 돼 보기도 하고 자신을 비춰보는 일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했다”고 작품을 설명했다.

이수호 이사장은 “작품 속에 비정규 노동자들의 모습이 많은 건 전태일이 오늘날 살아 있었다면 비정규 노동자들과 연대했을 것이라 생각했기 때문”이라며 “많은 사람들이 방문해 이소선 어머니와 오늘날 노동현실을 느꼈으면 좋겠다”라고 설명했다.

이날 그림전 개막식에는 이주민과 이주노동자가 활동하고 있는 사회적기업 ‘샐러드’가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는 모습을 재연하는 퍼포먼스를 벌였다. 네팔 출신 배우 어니마 싱씨는 “(전태일 열사가) 분신하는 장면을 보며 강렬한 인상을 받았다”며 “이소선 여사에 대해 알고 있고, 많은 영향을 받았다”고 귀띔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