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북대병원이 상급단체 간부들과 간접고용 비정규직이 함께 사용하고 있는 노조사무실을 병원 소속 조합원들만 사용하도록 요구해 논란이 일고 있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대구지역지부 경북대병원분회는 21일 “병원측이 병원 소속 정규직들만 노조사무실을 사용하도록 압박하고 있다”며 “노조사무실 사용에 대해 심각한 지배·개입을 시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병원측은 올해 4월 두 차례 공문을 보내 “병원은 병원 소속 직원이 조합원이 돼 구성한 분회에 사무실을 제공했으나 분회는 병원 허락 없이 상급단체인 대구지역지부 간부들이 상주하는 지부 사무실로 사용하도록 하고 있다”며 “본래 사무실 제공 취지에 맞도록 사무 공간을 복구하지 않으면 법적인 조치를 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와 함께 전체 사무 공간 배치현황과 공간사용자의 성명, 소속부서를 작성해 제출하라고 요구했다.

분회 사무실은 분회와 상급단체인 대구지역지부, 병원 청소·주차 등 비정규 노동자들로 구성된 민들레분회도 함께 사용하고 있다.

분회가 이를 거부하자 병원측은 올해 단체교섭에서 사무실 제공과 관련해 “본래 제공 취지를 벗어난 경우 시정을 요구할 수 있으며 노조는 시정요구에 성실히 따라야 하고 병원의 시정요구에도 노조가 시정하지 않을 경우 반납해야 한다”는 문구를 요구안에 넣었다.

분회 관계자는 “병원측은 사무실 반납 내용이 포함된 단협 개악안을 고수하고 사내 인트라넷 게시판을 이용해 분회를 압박하고 있다”며 “분회 활동을 지원하는 상급단체를 부정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분회는 “병원 내에서 유일하게 병원의 잘못된 운영을 견제해 온 노조를 무력화하려는 시도”라며 “병원의 단협 개악안 철회를 요구하며 28일 파업에 돌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분회는 이달 28일부터 무기한 파업에 들어간다. 조합원 1천여명 가운데 필수유지인력(평균 70%)을 제외한 300여명이 파업에 참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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