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파업 중인 김포공항 청소노동자들이 지난 14일 오전 서울 강서구 한국공항공사 앞에서 합동 차례를 지내고 공사에 처우개선을 요구하는 집회를 진행했다. 공공비정규직노조
“그동안 우리가 얼마나 고된 일을 했는지 알게 됐을 거예요. 한국공항공사 직원들이 비상근무를 하고 아르바이트생을 투입해 청소를 했는데 아주 엉망이에요. 우리의 존재감을 알린 통쾌한 파업이었어요.”

추석연휴 사흘간 파업을 벌인 손경희 공공비정규직노조 강서지회장의 말이다. 18일 노조에 따르면 강서지회는 지난 13일 오전 10시부터 15일 자정까지 62시간 파업을 벌였다. 파업에는 조합원 114명이 참여했다. 김포공항 청소·카트관리원 140여명 중 대부분이 파업에 참여한 것이다.

청소 용역업체인 지앤지는 지회가 파업에 돌입한 지 4시간 만에 직장폐쇄를 통보했다. 업체는 “노조원들은 파업종료 전에는 공항시설 구역에 출입할 수 없다”며 “노조의 명백한 파업종료 의사표시와 투쟁복 탈의 요건을 갖춰야 직장폐쇄를 철회할 것”이라고 강경한 입장을 밝혔다. 지회는 16일 오전 6시 투쟁복을 입고 업무에 복귀했지만 사측은 막지 않았다.

지회는 처우개선과 성희롱 방지대책 마련을 위해 원청인 한국공항공사가 지회와 대화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지난달 12일과 26일 부분파업에 이은 세 번째 파업을 벌였지만 공항공사측은 여전히 지회와 대화를 거부하고 있다.

손경희 지회장은 “30년을 일해도 최저임금인 시급 6천30원밖에 받을 수 없는 상황에서 청소노동자들의 처우개선을 위해서는 공항공사가 대화에 나서야 한다”며 “공항공사와 대화 채널이 마련되지 않는다면 중국인 관광객들이 대거 몰리는 10월 초 중국 국경절 연휴 기간에 재파업을 할 수도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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