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6일 오전 9시30분께 경북 김천시 율곡동에 있는 한국도로공사 본사 앞에서 교통사고가 발생했다.

본사 앞에서 농성 중이던 도명화 민주연합노조 톨게이트지부장이 횡단보도를 건너려다 도로를 지나던 차량과 부딪혔다.

29일 노조에 따르면 도 지부장은 서산톨게이트를 운영하는 용역업체가 변경되면서 올해 3월 해고됐다. 복직을 요구하면서 이달 10일부터 농성을 해 왔다. 이 사고로 도 지부장은 곧바로 인근 병원으로 실려가 현재까지 입원치료를 받고 있다. 목과 한쪽 팔에 깁스를 했고, 허리 통증이 심해 진통제를 맞고 있다.

사실 사고는 예견된 것이었다. 도로공사는 이달 19일 갑자기 본사 정문 앞 횡단보도와 인도 등에 사람 키 높이 정도의 화분을 놓았다. 노조는 농성을 방해하기 위한 조치로 봤다.

노조는 집회 참여자들이나 시민들이 통행하다가 사고가 날 위험이 있다며 화단철거를 요구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그러다가 결국 사고가 터진 것이다. 그날 사고는 화단 때문에 시야를 확보하지 못한 차량 운전자가 횡단보도를 건너던 도 지부장을 미처 발견하지 못해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도로공사측은 사고가 나자 몇 시간 뒤 화단과 화분을 전부 철거했다. 노조는 이날 오전 공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공사측의 사과와 해고자 복직을 촉구했다. 노조 관계자는 “안전을 위해 도로를 관리해야 하는 도로공사가 오히려 도로 위험을 조성해 어처구니없는 사고를 냈다”며 “그런데도 병원 면회는커녕 사과 한마디 없다”고 비판했다.

이에 대해 도로공사 관계자는 "농성장소는 인도고, 공사는 인도가 아닌 사유지에 화분을 설치했다"며 "화분은 사고 때문에 치운 게 아니라 심은 식물이 죽어 미관상 좋지 않아 철거했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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