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산켄전기 자회사인 경남 마산 소재 한국산연이 생산부문 폐지와 생산직 전원해고 방침을 두고 노조와 벌인 교섭에서 "고용을 유지하고 싶으면 돈을 내면서 일하라"는 취지의 안을 제시해 논란이 일고 있다.

29일 금속노조 경남지부 한국산연지회(지회장 양성모)에 따르면 회사는 26일 정리해고 대책을 논의하는 교섭에서 이 같은 취지의 안을 내놓았다.

회사는 다음달 30일 생산직 전원을 해고한다는 방침이다. 생산부문을 폐지하지만 외주화를 통해 주력 생산품인 발광다이오드(LED) 생산은 계속하기로 했다. 지회 조합원 35명은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고 있다.

회사는 27일 교섭에서 임금 17.3%를 삭감할 경우 생산직 5명의 고용을 보장하겠다는 안을 공개했다. 1명을 추가로 고용할 때마다 임금을 3%씩 삭감한다는 내용도 넣었다. 양성모 지회장은 "조합원 35명 전원이 계속 일하고 싶으면 임금 107.3%를 삭감해야 한다는 것이 회사의 주장"이라며 "노동자더러 회사에 돈을 내면서 다니라고 엄포를 놓고 있다"고 말했다.

지회는 회사가 노조를 무력화하고 외주화를 통해 이윤을 극대화하기 위해 정리해고를 단행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회사는 생산직 노동자들로 구성된 한국산켄노조와는 지난달 임금동결과 희망퇴직에 합의했다. 그럼에도 지회와의 교섭에서는 수용이 불가능한 임금삭감을 요구하고 있다.

지회는 이날부터 일본대사관·국회 앞 등에서 외자기업 먹튀논란을 중단시켜 달라는 취지의 상경시위를 벌인다. 산켄전기의 또 다른 자회사인 서울산켄코리아 본사 앞에서 항의기자회견도 개최한다. 지회는 추석 전 고용보장이 합의되지 않을 경우 일본 산켄전기 본사 앞에서 정리해고 철회를 요구하는 시위에 나선다는 계획이다.

한편 지역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한국산연 정리해고 반대 경남지역대책위원회'는 이날 오전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다음달 2일 마산 일대에서 한국산연 정리해고를 규탄하는 대규모 문화제와 시위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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