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AIA생명보험지부가 대대적인 직원 평가제도 개편을 앞두고 회사가 단행한 인사조치에 반발하고 있다.

지부는 22일 오전 서울 순화동 AIA생명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 없고 졸속적인 반노동적인 인사는 즉각 철회돼야 한다”고 밝혔다. 지부에 따르면 AIA생명은 이달 1일 20년 이상 회사에 몸담은 A본부장을 실적이 부진하다는 이유로 보직해임하고 권고사직을 요구했다. A본부장은 6개 본부 중 실적이 2번째로 높다.

지부는 이번 인사가 올해 초 차태진 사장 취임 이후 회사가 추진하고 있는 부사장 및 직원 평가제도 전면 개편에 앞서 이뤄진 점에 주목하고 있다. 앞으로 A본부장 경우처럼 명확한 기준 없는 인사가 남발될 수도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회사는 최근 지부에 내년부터 평가제도를 개편해 운영하겠다고 예고했다. 다음달 5일 노사협의회가 열리면 구체적인 내용이 지부에 전달될 것으로 보인다. 지부는 "A본부장에게 내려진 인사조치를 감안했을 때 내년 직원 평가제도가 대폭 개편되면 전체 구성원들이 비슷한 상황에 처할 수 있다는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GA(종합보헙대리점)사업부 지방근무자 7명 전원을 서울로 몰아넣는 방식으로 원격지 발령한 것도 논란이다. GA는 소속사나 상품 형태 구분 없이 여러 보험상품을 취급한다. 이로써 기존 4명을 포함해 GA사업부 소속 11명 전원이 다음달부터 서울에서 근무하게 된다.

지부는 회사 조치가 단체협약 위반에 해당한다는 입장이다. AIA생명 단협에는 “조합원을 무연고지 및 원격지로 배치전환시 당사자 및 조합과 사전에 협의해 시행한다”고 명시돼 있다.

황복연 부지부장은 “회사가 노조나 당사자 의견을 묻지 않고 원격지 발령을 일방 결정하고 통보한 것은 인사·경영권 남발”이라며 “회사는 형식적인 면담과 간담회에서 영업실적을 반영한 결정이라는 대답만 되풀이 하고 있다”고 말했다. .

회사 관계자는 “GA 수요 대부분이 수도권에 몰려 있고, 여러 경쟁사들이 서울에만 영업점을 두고 있어 사업 효율을 높이기 위해 취한 조치”라며 “노조와 당사자 의견을 반영해 시행 시점도 다음달로 늦췄고 각종 지원책을 마련하는 등 충분한 협의를 진행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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