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해고된 케이블방송 티브로드 비정규직 노동자와 서비스 가입자들이 18일 오전 국회 앞에서 해고사태 해결을 요구하며 티브로드 가입 해지와 재인허가 불허 촉구 서명운동 등 실천행동에 나설 것을 밝히는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시청자로서 티브로드 방송을 즐겁게 봤지만, 티브로드의 설치·수리기사들이 직장으로 돌아가기 위해 힘겹게 싸우고 있는 것을 알게 된 이상 가입을 해지하는 게 옳다.”

티브로드 가입자인 김용기씨는 18일 국회 앞에서 이같이 말했다. 김씨는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에 티브로드 가입 해지 의사를 밝힌 가입자 중 1명이다. 티브로드 한빛북부센터·전주기술센터에서 51명이 해고돼 현재까지 일터로 돌아가지 못 하자 공동행동은 지난달부터 서비스 가입해지 운동을 벌이고 있다. 현재까지 139명의 가입자가 가입해지 의사를 밝혔다.

공동행동은 이날 오전 국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해고자 문제가 해결되는 날까지 모든 노력을 다해 전국의 티브로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가입해지 운동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공동행동이 불매운동 돌입을 선포한 이날은 지난 2월1일 한빛북부센터에서 노동자 28명이 해고된 지 200일째 되는 날이다.

해고자 복직 염원하는 시청자들의 연대

희망연대노조는 지난 2월과 3월 티브로드 협력업체에서 대규모 해고사태가 발생한 뒤 해고자 복직과 협력업체 변경시 고용승계를 요구하며 협력업체협의회와 교섭을 진행했다. 원청 티브로드는 협력업체 노사관계에 개입하지 않겠다는 원칙을 밝히며 노조의 대화요구를 외면하고 있다. 공동행동이 가입자 해지 운동을 벌이는 것은 바로 원청 티브로드를 압박하기 위해서다.

공동행동은 지난달 27일 소셜네트워크를 통해 티브로드 가입해지에 참여할 가입자들을 모았다. 20일 만에 139명의 가입자가 운동에 참여할 뜻을 밝혔다. 인터넷과 TV 등은 약정기간을 채우지 못하고 해지할 경우 위약금을 물 수 있는데도 적지 않은 가입자들이 참여한 것이다.

군포 지역의 티브로드 가입자 이아무개씨는 “티브로드 설치기사들이 해고된 사실은 알았지만 할 수 있는 일이 없어 안타까웠다”며 “이렇게라도 해고자들과 연대할 수 있게 돼 다행이고 복직할 때까지 지역에서 가입해지 운동을 알려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용기씨는 “시민들은 깨끗한 물을 원하는 것처럼 질 좋고 공정한 방송 서비스를 원한다”며 “티브로드 방송을 설치·수리하는 노동자 해고사태를 방치하는 건 가입자로서 묵과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방통위, 티브로드 재인가 불허해야”

공동행동은 방송통신위원회가 내년 7월 티브로드 종합유선방송사업자(SO) 자격을 박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노동계 안팎에서는 방통위가 인허가 심의를 할 때 케이블방송의 노동실태를 포함해 심사해야 한다는 요구를 제기해 왔다.

공동행동 관계자는 “티브로드는 매년 1천억원 이상 흑자를 내는 태광그룹의 핵심 계열사지만 노조활동을 한다는 이유로 협력업체 노동자를 거리로 내몰았다”며 “방통위는 SO사업자로서 본연의 임무도 저버리고, 원·하청 상생과 비정규 노동자 권리를 뺏는 티브로드 재인가를 불허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공동행동은 이호진 태광그룹 전 회장의 구속을 요구하는 서명운동에 나선다. 이 전 회장은 횡령·배임으로 4년6개월 형을 선고받았지만 현재 보석으로 풀려난 상태다. 권석천 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 한빛북부지회 부지회장은 “한시라도 빨리 일터로 돌아가서 일하고 싶다”고 호소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