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순례(가명·53)씨는 2011년 용역회사를 통해 서울의료원에서 청소업무를 시작했다. 서울시 비정규직 보호대책에 따라 지난해 1월 계약직으로 직접고용됐다. 그런데 용역회사 소속일 때 지급되던 식대 지급이 중단됐다. 그러던 중 지난달 1일 정규직으로 전환됐다. 김씨는 “정규직으로 전환된다고 할 때 다들 월급이 오를 거라고 기대했는데 월급은 그대로고, 오히려 명세서에 기본급이 깎여 있어 손해 본 기분이었다”고 말했다.

8일 의료연대본부 새서울의료원분회(분회장 김경희)에 따르면 서울의료원 청소노동자들이 정규직으로 전환됐는데도 처우개선은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있다. 분회는 “서울의료원이 계약직 노동자들을 정규직으로 전환했지만 무늬만 정규직일 뿐 근로조건은 후퇴하고 있다”며 “기본급이 삭감돼 최저임금에도 미치지 못한다”고 주장했다.

의료원은 지난달 1일 환경미화 노동자 58명 중 26명을 정규직으로 전환했다. 정규직 전환 이후 기존 정규직 직원들에게 지급하던 수당 중 일부를 전환자들에게 지급하면서 기본급을 삭감했다. 기본급을 시급으로 따지면 6천122원에서 5천585원으로 줄어 최저임금을 밑돈다.

분회는 “정규직으로 전환됐지만 삼성동에 있는 의료원 분원에 근무하는 외주용역직 미화노동자보다 급여수준이 낮다”며 “정규직 전환 목적은 고용과 근로조건 개선인 만큼 서울시가 처우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서울의료원 관계자는 “기본급이 약간 낮아진 것은 맞지만 추가 수당이 신설돼 연간 총액으로 따지면 200만원 정도 인상된 셈”이라며 “환경미화 노동자들의 처우개선에 신경을 쓰고 있고 의료원 여건이 되는 대로 급여테이블을 개선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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