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일 이마트노조(위원장 전수찬)에 따르면 지난 26일 해운대점은 “(29일) VIP 방문으로 인해 오픈 준비시간을 단축하고자 농산물류를 11~12시 기준으로 배송 부탁드린다”는 이메일을 물류센터에 발송했다. 이날은 근로복지공단 부산동부지사가 현장실사를 하는 날이었다. 부산동부지사는 해운대점 농산파트 청과코너 상품 진열업무 중 우측 회전근개 파열로 산재를 신청한 봉아무개 해운대지부장의 산재 신청에 따라 같은날 오전 7시30분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근골격계질환 중 하나다.
노조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칭한 ‘VIP’는 공단 부산동부지사 관계자들을 뜻한다. 해운대점 이아무개 검품파트장은 “차량 1대 분량을 점포도착 시간 11~12시 기준으로 배송 부탁드린다”며 “지연입점 물류 중 수박과 계란 위주로 배송을 부탁드린다”고 물류센터에 주문했다. 그러자 물류센터는 “최대한 업무 협조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회신했다.
노조에 따르면 수박과 계란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물량이 들어올 경우 창고가 꽉 차 보이고 농산파트 직원들의 손이 많이 가는 물품이다.
현장실사에 참석한 노조는 "해운대점이 근골격계질환과 업무연관성을 부인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고 주장했다. 봉 지부장은 “청과코너에는 한 명의 직원이 배치되는데 이날은 직원 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며 “청과를 한창 진열하고 있을 시간인 7시15분에 상당 부분 진열이 완료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평소에 물건이 있어야 할 냉장창고와 일반창고도 비어 있었는데 근무하는 동안 창고가 비어 있던 적이 없었다”며 “공단 현장실사에 대비해 이마트가 직원들이 적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준비한 거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봉 지부장은 2004년 이마트 해운대점에 입사해 캐셔 파트에서 근무했다. 올해부터 농산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2월 해운대점은 지부설립 이튿날 봉 지부장을 농산파트로 배치했다. 봉 지부장은 청과 코너에서 상품 진열과 시식 업무를 했는데 10킬로그램 이상 되는 박스를 옮기다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부산센텀병원에서 우측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았다. 현재 유급휴가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