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이마트노조
이마트가 근골격계 재해를 당한 노동자의 산업재해 사건과 관련해 근로복지공단 현장실사에 대비해 물량 빼기를 했다는 의혹이 불거졌다. 이마트 해운대점은 최근 물류센터에 보낸 이메일에서 "공단 조사를 끝내고 청과 물량을 입고해 달라"고 요구했다. 근골격계질환과 업무연관성을 회피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31일 이마트노조(위원장 전수찬)에 따르면 지난 26일 해운대점은 “(29일) VIP 방문으로 인해 오픈 준비시간을 단축하고자 농산물류를 11~12시 기준으로 배송 부탁드린다”는 이메일을 물류센터에 발송했다. 이날은 근로복지공단 부산동부지사가 현장실사를 하는 날이었다. 부산동부지사는 해운대점 농산파트 청과코너 상품 진열업무 중 우측 회전근개 파열로 산재를 신청한 봉아무개 해운대지부장의 산재 신청에 따라 같은날 오전 7시30분부터 조사를 진행했다. 회전근개 파열은 근골격계질환 중 하나다.

노조에 따르면 이마트가 지칭한 ‘VIP’는 공단 부산동부지사 관계자들을 뜻한다. 해운대점 이아무개 검품파트장은 “차량 1대 분량을 점포도착 시간 11~12시 기준으로 배송 부탁드린다”며 “지연입점 물류 중 수박과 계란 위주로 배송을 부탁드린다”고 물류센터에 주문했다. 그러자 물류센터는 “최대한 업무 협조가 가능하도록 하겠다”고 회신했다.

노조에 따르면 수박과 계란은 부피가 크고 무거워 물량이 들어올 경우 창고가 꽉 차 보이고 농산파트 직원들의 손이 많이 가는 물품이다.

현장실사에 참석한 노조는 "해운대점이 근골격계질환과 업무연관성을 부인하기 위해 꼼수를 썼다"고 주장했다. 봉 지부장은 “청과코너에는 한 명의 직원이 배치되는데 이날은 직원 2명이 근무하고 있었다”며 “청과를 한창 진열하고 있을 시간인 7시15분에 상당 부분 진열이 완료돼 있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특히 “평소에 물건이 있어야 할 냉장창고와 일반창고도 비어 있었는데 근무하는 동안 창고가 비어 있던 적이 없었다”며 “공단 현장실사에 대비해 이마트가 직원들이 적게 일하는 모습을 보여 주려고 준비한 거 같다”고 비판했다.

한편 봉 지부장은 2004년 이마트 해운대점에 입사해 캐셔 파트에서 근무했다. 올해부터 농산파트에서 일하고 있다. 2월 해운대점은 지부설립 이튿날 봉 지부장을 농산파트로 배치했다. 봉 지부장은 청과 코너에서 상품 진열과 시식 업무를 했는데 10킬로그램 이상 되는 박스를 옮기다 어깨 통증으로 병원을 찾았다. 부산센텀병원에서 우측 회전근개 파열 진단을 받았다. 현재 유급휴가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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