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자은 기자

“회사측이 단체협약이 해지되는 날만 기다린 것 같아요. 단협이 해지된 지난 22일에도 사측과 교섭을 했지만 제자리걸음을 했습니다. 사측은 교섭이 끝난 직후 노조 게시판을 철거하라는 공문을 보냈어요. 조합원들과 소통하던 사내망 계정도 수·발신 기능이 정지된 상태입니다.”

신철우(45·사진) 아시아나항공노조 위원장은 27일 오후 서울 광화문 금호아시아나항공 본사 앞에서 <매일노동뉴스>와 만나 “사측이 교섭의지도 없이 노조 무력화를 위한 단협 해지 날만 기다린 것 같다”고 말했다.

- 사측이 교섭의지를 갖고 있지 않다고 보는 이유는.

“노조와 대화하려는 진정성이 조금이라도 있었으면 교섭단 7명에 대한 고소를 취하했을 것이다. 사측은 교섭 도중에 교섭단을 현장에 복귀시키고, 구조조정 계획 발표에다 노조간부 고소와 단협해지 통보까지 일사천리로 처리했다. 사측은 4월 이후 이달 현재까지 선전활동을 한 조합원들을 상대로 징계절차를 밟고 있다. 단협 타결을 위한 수정안도 제시하지 않았다. 노조가 받아들일 수 없는 방안만 밀어붙이고 있다. 교섭을 할 의지가 없다.”

- 회사 경영에 문제가 있다고 보나.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외적 성장에만 주력하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의 올해 상반기 탑승률은 82%다. 엄청나게 높은 수치다. 그런데 회장 지시로 100% 탑승률 달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무리하게 탑승률을 높이면 덤핑판매로 인해 수익률이 오히려 떨어진다. 그룹 차원에서 영업권을 담보로 차입금을 늘리려고 하는데, 탑승률이 높아야 담보가치가 올라가기 때문에 탑승률을 높이려는 것 같다. 금호타이어 인수를 위한 차입 과정에서 아시아나항공을 이용하는 것 같아 안타깝다.”

- 노조의 향후 계획은.

“단협해지 상황까지 왔으면 노조가 할 수 있는 건 두 가지다. 파업을 벌이거나 사측에 투항하거나. 우리는 소수노조라서 파업을 하기 어렵다. 설사 조직률이 높다 해도 필수공익사업장이라서 단체행동권을 쓸 수도 없다. 답답하다. 국민과 여론에 호소하는 수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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