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태우 기자
금융노조(위원장 김문호)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회장 하영구)가 교섭이 결렬된 지 한 달여 만에 만났지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놓고 첨예한 입장차만 확인했다.

노사는 26일 오후 서울 중구 은행연합회 중회의실에서 6차 산별중앙교섭을 열었다. 노사는 만나자마자 신경전을 벌였다. 김문호 노조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때문에 죽을 맛”이라고 운을 뗐다. 김 위원장은 “(성과연봉제 도입안을) 교섭 안건에서 취소해 줄 것이라 믿는다”며 “(하영구) 회장께서 금융산업 노사의 안정을 위한 좋은 방안을 내줄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하영구 회장은 “속으로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다 한다고 생각하는 것 아니냐”고 맞섰다.

이날 교섭에서도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이 논란이 됐다. 은행연합회는 지난 21일 민간은행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을 공개했다.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같은 직급끼리라도 연봉차이가 40%까지 벌어진다. 호봉제를 폐지하면서 직급별 기본급 상한제(페이밴드)를 도입하는 내용도 가이드라인에 담겼다.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 중단과 임금인상, 근로조건 개선을 요구했다. 금융노동자 양성평등과 모성보호 방안을 마련하고 관치금융 철폐 방안을 찾자고 제안했다. 사용자협의회는 성과연봉제 도입을 위한 협상을 해야 한다는 기존 입장을 고수했다. 김 위원장은 “노조는 성과연봉제 도입과 저성과자 기준안이 헌신적으로 일하는 금융노동자의 생존권을 말살하려는 것으로 보고 있다”며“자꾸 입장차만 확인하는 교섭이 된다면 올해 산별중앙교섭은 파국을 맞을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하 회장은 “(한 달 전 노조가) 결렬선언을 하고 나갔음에도 또 한 번 자리를 마련한 만큼 성과연봉제를 논의하는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며 “좋은 결론이 내려지길 바란다”고 강조했다.

김문호 위원장과 하영구 회장이 조만간 만나 대대표교섭을 벌이기로 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노조는 이날 오후 서울 여의도 KB국민은행 앞에서 500여명의 금융노동자들이 참여하는 ‘해고연봉제 저지·관치금융 철폐’ 총파업 2차 결의대회를 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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