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삼성그룹 경영권 세습에 대한 국민 생각은 어떨까. 10명 중 9명이 경영세습에 반대한다는 투표 결과가 나왔다.

금속노조 삼성전자서비스지회(지회장 라두식)와 진짜사장 재벌책임 공동행동은 26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투표 결과를 공개했다.

지회와 공동행동은 지난달 20일부터 이달 25일까지 온·오프라인을 통해 삼성그룹 경영권 세습에 대한 찬반의견을 묻는 투표를 벌였다. 전국 47개 삼성전자서비스센터와 에버랜드·삼성생명·삼성전자 등 삼성그룹 주요 사업장 인근에 투표소를 설치했다. 투표에는 삼성그룹 노동자 1천474명과 일반국민 1만588명 등 1만2천62명이 참여했다.

경영세습에 반대하는 의견은 일반국민(89.7%)보다 삼성그룹 노동자(92.7%) 쪽에서 많았다. 두 집단을 합친 전체 투표자 90.1%가 경영세습에 반대했다.

라두식 지회장은 "이재용 부회장은 전환사채와 신주인수권부사채 헐값 인수, 일감 몰아주기로 챙긴 부당이익으로 경영권을 물려받으려 한다"며 "불법·편법으로 점철된 삼성그룹의 경영세습을 제어해야 한다는 의견이 당초 예상보다 압도적으로 높았다"고 말했다.

공동행동은 이날 경영권 세습에 대한 시민 의견을 수렴하고 삼성 입장을 밝히는 공개토론회 개최를 이날 삼성그룹에 제안했다. 이들은 "국민은 재벌총수의 전횡에 날카로운 비판적 시각을 견지하고 있다는 사실이 투표로 확인됐다"며 "삼성은 비판 목소리를 회피하지 말고 공론장에 나와 경영권 세습에 대한 시시비비를 가려 보자"고 밝혔다.

지회와 공동행동은 다음달 중하순께 가칭 '삼성 나와라 경영세습 썰전' 공개토론회를 개최한다. 삼성그룹 관계자가 불참하면 경영세습 과정에서 불거진 각종 불법·편법 사례를 파헤치는 토론회를 인터넷으로 생중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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