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금속노조가 22일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 본사 앞에서 구조조정 중단과 재벌개혁·그룹사 공동교섭을 요구하는 총파업대회를 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금속산업 노동계와 정부·사용자 간 갈등이 여름휴가 이후 심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금속노조가 다음달 두세 차례 파업을 예고한 가운데 조선업종노조연대도 하반기 투쟁 준비를 본격화하고 있다.

노조는 지난 22일 오후 서울 양재동과 국회 인근에서 총파업 투쟁대회를 동시에 열고 "구조조정과 노동탄압이 중단되지 않으면 다음달 2차 총파업에 들어가겠다"고 선언했다.

금속노조 13만5천명, 현대중공업 1만5천명 파업

노조는 이날 전국 사업장별로 2~8시간 파업을 벌인 뒤 상경해 오후부터 서울 양재동 현대자동차그룹 본사 앞과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 총파업 투쟁대회를 열었다. 노조 조합원 13만5천명과 현대중공업노조 조합원 1만5천여명 등 금속산업 노동자 15만명이 일손을 멈췄다.

대규모 상경투쟁으로 투쟁대회 현장에서는 유례없는 장관이 연출됐다.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 도로 1킬로미터 구간이 노조의 파란 깃발로 뒤덮였다. 여의도 산업은행 앞 넓은 인도는 "구조조정 반대"를 외치는 조합원들로 넘쳐났다. 두 대회에는 각각 조합원 1만5천명·1만명이 함께했다. 노조 관계자는 "이번 총파업·상경투쟁은 1997년 노동법 개악저지 총파업 투쟁 이후 최대 규모"라고 설명했다.

노조는 이날 재벌개혁과 구조조정 중단이라는 두 가지 주제를 내걸고 파업을 벌였다. 현대차지부·기아차지부와 유성기업지회를 비롯한 현대차그룹 계열사·협력사 노조들은 '재벌개혁'이 적힌 손피켓을 들고 서울 양재동에 모였다 이들은 "원·하청 상생, 원청에 의한 하청노조 탄압 중단을 위해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여의도 산업은행 앞에서는 한국지엠지부·쌍용차지부와 성동조선해양지회를 비롯한 조직들이 정부를 상대로 "조선산업에 대한 일방적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제조업발전특별법을 제정하라"고 요구했다.

금속산업 노동계 다음달 공동파업 준비

금속노조와 조선업 노동계의 여름투쟁은 다음달 절정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다음달 중순께 "중앙교섭 승리와 노동개악 반대"를 기치로 2차 총파업에 나선다. 현대차 그룹사·계열사 노조들은 적어도 두 차례 공동파업을 전개한다. 임금피크제 확대·통상임금 등 올해 그룹사 임단협에서 공통적으로 논란이 되는 임금체계 문제를 그룹사 차원의 교섭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노조의 요구다. 노조는 "유성기업·갑을오토텍을 포함해 부품사에서 자행되는 노조파괴 사태를 현대차가 해결해야 한다"며 "계열사·협력사 노사관계를 좌우지하는 그룹 본사를 상대로 싸움을 이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노조는 다음달 12일·19일 파업을 예고했다.

조선업종노조연대는 정부가 다음달 중순께 구조조정과 관련한 구체적 방안을 내놓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조선업종노조연대 관계자는 "인력감축·임금삭감 구조조정안이 발표되면 공동투쟁을 할 수밖에 없다"며 "현대중공업·성동조선해양·삼성중공업이 참여한 1차 파업 때보다 수위가 높아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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