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정부가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록할 가능성이 한층 높아졌다. 최저임금위원회가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최저임금 심의구간(3.7~13.4% 인상)의 중간값인 8.6% 안팎에서 인상률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높기 때문이다. 박근혜 정부가 올해와 내년 연속 최소 9.1% 이상 최저임금을 올리지 않는 한 ‘역대 두 번째로 낮은 인상률’이라는 오명을 벗지 못할 것으로 전망된다.

14일 최저임금위에 따르면 박근혜 정부가 들어선 이후 최저임금은 2013년 7.2%, 2014년 7.1%, 2015년 8.1% 올랐다. 연평균 7.5% 수준이다. 역대 정부 가운데 두 번째로 낮았던 김영삼 정부 최저임금 인상률(8.1%) 기록을 갈아 치울 태세다.

박근혜 정부가 김영삼 정부보다 낮은 최저임금 인상률을 기록했다는 오명을 벗으려면 올해는 물론 내년까지 최소 9.1% 이상 올려야 한다. 올해 공익위원들이 제시한 심의구간 중간값(8.6%)보다는 더 높아야 한다는 의미다.

최저임금위 공익위원들은 심의구간을 제출하면서 “산술적 중간값을 전제로 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지만 그동안 협상 전례를 봤을 때 중간값 수준에서 결정될 것이라는 예측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지난해에도 최저임금 인상률은 공익위원들이 제출한 심의구간(6.5∼9.7%) 중간값인 8.1%로 결정됐다.

김대중 정부와 노무현 정부 때 평균 최저임금 인상률은 각각 9%와 10.6%였다. 역대 정부 중에서는 이명박 정부가 평균 5%로 가장 낮은 인상률을 기록했다. 2008년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9년 인상률이 2.8%에 그쳤던 영향이 컸다.

그러나 올해는 세계적으로 최저임금 인상 열풍이 거센 데다, 4.·13 총선에서 여·야 모든 정당이 최저임금 인상을 공약했다. 소득 불평등으로 인한 사회적 격차가 심해지면서 이를 극복해야 한다는 여론이 높아서다.

노동계도 이러한 흐름을 반영해 최소 10%대 이상의 최저임금 인상이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최저임금위 한 노동자위원은 “두 자릿수 인상률을 목표로 15일부터 이틀간 이어질 최저임금 협상에 최선을 다해 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