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일반회계 예비비로 편성된 53억8천700만원 중 200만원 빠진 53억8천500만원(99.96%)을 노동개혁 홍보비로 사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지난달 노동부의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이 부실하다는 비판도 이어졌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지난 8일 오후 전체회의를 열고 2015회계연도 고용노동부 결산안을 상정했다.

◇노동개혁 홍보비 부적절 사용=이날 결산심사에서는 노동부가 노동시장 개혁 홍보비를 부적절하고 과다하게 집행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표1 참조>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지난해 노동부는 9억원이 편성된 노사관계 선진화 홍보비를 3월 이전에 모두 지출한 뒤 예비비 53억8천700만원을 추가 편성했다”며 “2015회계연도가 시작된 지 얼마 되지도 않은 3월23일 예비비를 끌어다 쓴 것은 타당성이 크지 않다”고 지적했다. 국가재정법에 따르면 예비비는 예측할 수 없는 예산 외의 지출 또는 예산 초과지출에 충당해야 한다.

정부가 예비비 승인 전에 집행해 절차를 어겼다는 비판도 나왔다. 1차 배정액이 4월2일 대통령 승인을 거쳐 당일 배정됐는데도 신문광고와 TV광고는 그 이전에 실시됐다는 것이다. 이외에 노동부는 임금피크제지원금에서 11억원을 기금운용계획 변경을 통해 노동개혁 홍보비로 집행했다.

일부 사업은 추가경정예산액보다 불용액이 더 많았다. 쓸데없이 추경을 했다는 것이다.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은 “지난해 노동부는 청년고용을 촉진하고 중동호흡기증후군(메르스) 어려움 해소를 이유로 16조4천억원의 추경을 편성했다”며 “추경사업 집행실적을 보면 취업성공패키지지원사업 등 4개 사업은 추경액보다 불용액이 더 컸다”고 비판했다.

◇노동부 “조선업 물량팀 원청기록 역추적”=이날 현안질의에서는 노동부가 지난달 30일 발표한 조선업 특별고용지원업종 지정에 대한 비판이 쏟아졌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3대 조선사를 제외해 정책 효과성이 떨어지고 가장 열악한 하청노동자인 물량팀을 포기해 노동부의 무능함을 드러냈다”며 “노동계와 대화 없이 만들어진 불통 정책”이라고 지적했다. 이 의원은 “물량팀 노동자에 대한 실업급여·체불청산·체당금 지원대책의 핵심은 근로자성 인정”이라며 “조선사 원청은 원청·하청·물량팀 전원에 대한 출입카드를 발급해 출입기록을 관리하는 만큼 이를 노동부가 확보만 한다면 물량팀 규모 파악은 물론 근로자성 입증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주문했다. 이정미 의원도 “대형조선사에서는 원청이 출입증을 발급하거나 전자적 방법으로 출퇴근 기록을 남긴다”며 “노동부가 원청 전자기록을 확보해서 물량팀이 피보험자격을 취득할 수 있게 구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기권 노동부 장관은 “원청 기록관리를 가지고 역추적해서 최대한 물량팀이 실업급여를 받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답변했다.

◇조원진 의원 “국회 주도 노사정 대타협” 제안=조원진 새누리당 의원은 국회가 주도하는 노사정 대타협을 제안했다. 조 의원은 “노동 4법이든 5법이든 지금 국회에서는 안 된다는 것을 솔직히 (인정)하자”며 “그렇다면 국회에서 머리를 맞대고 사회적 대타협으로 새롭게 물꼬를 열 수 있도록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정부·여당의 기류와는 다른 이야기”라고 전제하면서도 “시간을 끌면 노동자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으므로 환노위 중심으로 사회적 대타협을 통해 이야기해 보자”고 말했다. 같은 당 임이자 의원도 “최저임금이나 모성보호, 실업구제 등 현안에 대해 큰 틀에서 논의해 볼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대기업노조의 고용세습으로 청년이 배제되고 있다”며 “노동부는 내년부터 노조의 고용세습과 채용장사가 없도록 특단의 대책을 내놓고 엄벌에 처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임금공시제도를 내년에 시행하는 방안도 제출할 것을 요구했다. 이 장관은 “노동개혁을 하면서 격차해소를 위해 임금유연화는 임금체계 개편을 통해서, 고용유연화는 고용관계 투명성을 위해 공정인사(일반해고) 지침으로 운영하고 있다”고 답했다.

한편 환노위는 이날 결산안 상정에 따라 11일 예산결산기금심사소위원회(노동부 대상)를 거쳐 14일 전체회의에서 결산안을 의결할 예정이다. 노동부는 지난해 재원규모(예산·기금) 27조5천927억원 중 24조7천342억원을 지출했다.<표2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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