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연윤정 기자
“20년간 티브로드에서 일해 왔지만 비정규직이라는 이유로 퇴직금도 제대로 받아 본 적이 없어요. 2년마다 업체변경으로 신입사원이 되니까 은행에서 대출도 못 받습니다. 좋은 직장을 만들고 싶어 노조를 했는데 그 이유로 지금은 해고자가 됐습니다.”(티브로드 한빛북부기술센터 해고자 권석천씨)

티브로드 협력업체 노동자들이 국회를 찾아 만성적인 고용불안과 부당노동행위 실태를 고발했다. 더불어민주당 을지로위원회와 희망연대노조 케이블방송비정규직티브로드지부는 7일 오전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었다. 을지로위원회 위원장인 우원식 의원은 “간접고용 비정규직인 티브로드 노동자는 2년마다 고용불안을 겪고 산업재해도 적용받지 못한다”며 “티브로드 한빛북부기술센터와 전주기술센터는 조합원들을 해고하고 개인사업자들을 데려다 쓰고 있다”고 지적했다. 우 의원은 “씨앤앰처럼 직영사업장을 만드는 등 원청인 티브로드가 하청노동자를 얼마든지 책임질 수 있다”며 “노조 탄압과 수수료 후려치기가 계속된다면 티브로드 대주주인 이호진 태광그룹 회장을 국정감사에 부를 수밖에 없다”고 경고했다.

권석천씨는 “위험한 현장에서 생명의 위험을 느끼면서 야간이나 주말에 쉬지도 못하고 일했지만 지난 3월 노조에 가입했다는 이유로 해고돼 동료들이 뿔뿔이 흩어졌다”며 “우리가 원하는 건 일했던 그 자리로 돌아가는 것뿐”이라고 호소했다.

전주기술센터에서 해고된 이병희씨는 아내가 보낸 편지글을 대신 읽었다. 편지에서 그의 아내는 “지난 2월 아이들 아빠가 해고된 이후로 우리 가정에 불행이 시작됐다”며 “(남편이) 설 명절에도, 둘째딸 졸업식에도 가지 못하고 차가운 거리에서 1인 시위를 했다”고 밝혔다.

박홍근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앞으로 케이블방송업계에서 과도한 경쟁을 유발하는 실적경쟁을 개선해 나가겠다”며 “티브로드 사장 면담과 현장조사를 통해 문제를 풀어 갈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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