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계가 인력감축 구조조정 중단과 재벌의 사회적 책임 강화를 내걸고 '여름 투쟁'에 돌입했다. 민주노총은 이달 20일 성과연봉제를 비롯해 정부가 추진하는 노동정책 중단을 요구하며 총파업·총력투쟁을 벌인다. 금속노조는 22일 전체 조합원이 파업에 돌입한다. 상급단체가 없는 현대중공업노조도 금속노조와 같은날 파업에 돌입할지를 저울질하고 있다.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는 오는 7일 4시간 파업에 나선다.

삼성중공업 7일 4시간 시한부파업

노동계 하반기 첫 파업은 무노조기업인 삼성중공업에서 시작된다. 삼성중공업노동자협의회는 5일 오전 6시30분부터 8시까지 부유식 액화천연가스 생산·저장·하역시설 건조가 진행 중인 현장(K안벽) 진입을 막는 이른바 '안벽 투쟁'을 전개했다. 근무 시작시간인 오전 8시 이전에 관행적으로 하던 업무를 막는 준법투쟁의 일환이다.

7일에는 오후 1시부터 5시까지 협의회 소속 노동자 전원이 참여하는 시한부파업을 벌인다. 사측이 추진 중인 인력감축·임금삭감을 중단하라는 것이 핵심 요구다. 노동자협의회는 7일 이후에도 정시 출퇴근과 특근·잔업거부를 이어 갈 방침이다.

금속노조 분위기도 심상치 않다. 노조는 지난달 30일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 신청을 냈다. 125개 사업장을 대상으로 했는데, 조합원 4만8천여명이 이들 기업에 속해 있다. 노조는 6일부터 8일까지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벌인다.

노조가 올해 주안점을 둔 현대차그룹사공동교섭이 성사되지 않으면서 현대차지부 등 계열사 노조도 파업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현대차지부는 5일 현대차 울산공장에서 열린 14차 임금협상에서 교섭 결렬을 선언했다. 중앙노동위 쟁의조정 절차를 밟은 뒤 11일 임시대의원대회를 열어 쟁의발생을 결의할 방침이다. 지부 관계자는 "18일까지 찬반투표를 마치고 쟁의권을 확보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교섭을 늦게 시작해 22일까지 쟁의권 확보가 어려운 기아차지부는 조합원 교육 등을 통해 노조 집회에 결합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노조는 22일 전체 사업장에서 하루 파업을 벌인다. 조합원 15만명 중 3만명가량이 이날 서울 양재동 현대차그룹 본사 앞에 집결해 대규모 집회를 연다. 노조 관계자는 "한국 경제의 정점에서 모든 사회의 이익을 빨아들이면서도 노조를 탄압하고 사회적 책임 이행에는 궁색한 재벌을 개혁해야 한다"며 "노동자 희생만 부르는 구조조정 중단을 정부에 요구하고 유성기업 사태에 대한 재발방지책 마련도 촉구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분사 계획 철회를 요구하는 현대중공업노조도 노조 파업 당일 현대차지부와 함께 울산지역에서 공동파업을 벌이는 방안을 고민하고 있다.

민주노총 다음달 22일 첫 정책대의원대회

한편 민주노총은 다음달 22일 정책 대의원대회를 열고 하반기 민중총궐기 대회와 내년 총파업을 준비한다. 이영주 사무총장은 이날 오후 민주노총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한상균 위원장에게 가해진 탄압에 맞서 조합원들이 해야 할 일은 7월 총파업과 8월 정책대의원대회를 통해 거대한 투쟁을 다시 결의하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 총장은 "하반기 20만명이 참가하는 민중총궐기를 만들고 내년 주 35시간 법정노동시간 단축과 최저임금 1만원 쟁취를 내건 전략적 총파업을 조직하겠다"고 말했다.

정책대의원대회는 다음달 22일부터 1박2일간 충북 제천 청풍리조트에서 열린다. 대의원 1천여명이 △비정규직 철폐 △산별노조 강화 △비정규직 조직화 △노동자 정치세력화를 주제로 현장토론을 개최한 뒤 대의원대회에 참석한다. 민주노총은 조합원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투쟁계획을 수립한다는 복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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