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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고-한국형 노동이사제를 꿈꾼다 ⑤] 덴마크, 노동자대표가 작업중단권 행사윤효원 매일노동뉴스 글로벌 에디터 (industriallyoon@gmail.com)

덴마크에서는 35명 이상 채용 기업부터 이사회에 노동이사를 둬야 한다. 대개 이사진 3분의 1을 노동이사로 둘 수 있다. 35명 이상 기업 노동자들은 복수의 노동이사를 선출하는 권한을 가지며, 노동이사 임기는 4년이다. 노동이사수는 기업 소유주(owner), 즉 주주가 뽑는 이사수의 절반은 돼야 하고 최소 2명(혹은 그룹·모기업 이사회의 경우 최소 3명)은 돼야 한다. 이사회 규모가 작거나 소유주가 이사수를 홀수로 둔 경우 노동이사 비율은 3분의 1을 넘을 수도 있다. 예를 들어 주주를 대표하는 이사가 5명인 이사회에선 노동이사가 3명일 것이다.

노동이사, 노사분쟁 문제 관여 못해

주식회사의 경우 '이사회'와 '감독회'의 이중체계를 갖는다. 유한회사는 이사회 중심 단일체계나 이사회-감독회 이중체계 중 하나를 택할 수 있다. 중소기업에서는 이사회가 기업 경영을 바로 책임진다. 그러나 대기업에서는 경영진이 사업 경영을 책임지고, 이사회는 감독 역할을 한다.

전체 노동자들이 선출하는 노동이사는 소유주가 임명한 이사와 동일한 권한과 책임을 보유한다. 노동이사는 노사분쟁에 관한 이사회 결정에 관여할 수 없다. 당연히 노동이사제는 대기업에서 많이 시행하고 있다. 100인 미만 기업의 경우 13%만 이사회에 노동이사를 둔 반면 100~200인 기업의 32%, 200~500인 기업의 54%, 500인 초과 기업의 65%가 노동이사를 두고 있다.

이사회에서 노동자대표와 소유주대표의 관계는 기업 생존과 발전에서 공유하는 이익을 기초로 합의와 상호 신뢰 관계를 가진다. 하지만 소유주대표의 태도와 비교할 때 노동자대표가 노동자 자신의 이익은 물론 환경과 지역사회 등 이해관계자들(stake holders)의 이익을 고려하는 경향이 크다.

노동이사제와 더불어 덴마크의 노동자 경영참가 제도 가운데 흥미로운 영역은 사업장 보건안전이다. 덴마크에서는 노사 공동기구가 사업장 보건안전에 관련된 문제를 처리한다. 대기업은 이중 단계를 갖는데, 상급 단위에서는 전략 문제를 다루고, 현장 단위에서는 일상 문제를 다룬다. 35인 미만 기업에서는 전략과 일상 문제를 같이 논의하는 단일 구조를 갖고 있다.

덴마크 노동자 경영참가의 꽃 '안전위원회'

건강과 안전에 급박하고도 심각한 위협을 끼친다고 간주할 경우 보건안전기구는 작업 과정에 바로 개입할 수 있다. 물론 사업장 보건안전 문제의 최종 책임은 사용자가 진다. 하지만 보건안전 문제는 사용자와 노동자대표 사이의 협력과 합의를 통해 처리된다.

중소기업에서는 보건안전 문제를 ‘노동환경기구(work environment organisation)’에서 다룬다. 현장과 상위로 이중 단계를 가진 대기업은 현장 수준에는 안전실무그룹, 상위 수준에는 안전위원회(safety committee)를 둔다. 모두 노사 양자기구이며, 구성과 운영에 관한 구체적인 규정을 두고 있다. 또한 노조와 사용자는 다양한 방안에 합의할 수 있다.

9인 이하 영세기업에서는 보건안전 문제를 사용자와 노동자의 직접 접촉을 통해 다룬다. 10~34인 기업에서는 건강과 안전 문제를 다루는 기구인 노동환경기구를 만들어야 한다. 노동환경기구는 선출된 노동자대표를 1명 이상 두는 동시에 1명 이상의 관리자, 그리고 사용자 혹은 사용자대표로 구성된다. 사용자는 의장을 맡는다. 건설업처럼 노동자들을 임시로 고용하거나 이동이 잦은 사업장에서는 보건안전 문제를 다루는 기구를 만드는 기준이 5인 이상 사업장이다.

35인 이상 기업에서는 이중구조를 가진다. 현장 수준에서는 일상적인 건강안전 문제를 다룰 2인으로 이뤄진 안전실무그룹을 둔다. 안전실무그룹은 선출된 노동자대표와 임명된 관리자로 이뤄지며, 이들은 회사의 생산과정을 파악하고 있어야 한다. 관리자 및 노동자와 협의해 사용자는 얼마나 많은 안전실무그룹을 둘지 결정한다. 중요한 점은 설치할 안전실무그룹수가 노동자들이 노동시간 중에 접근할 수 있을 만큼 충분해야 하고, 노동자들의 근무공간과 교대제 같은 근무시간, 이른바 '근접성 원리'를 고려해야 한다는 사실이다.

상위 수준인 회사 전체 혹은 그룹에서는 별도의 안전위원회가 보건안전에 관련된 전략 문제를 다룬다. 위원회는 낮은 수준(현장)의 안전실무그룹 성원의 일부 혹은 전부로 구성되며, 이에 더해 사용자 혹은 사용자대표를 의장으로 둔다. 사업장 수준의 안전실무그룹이 2개가 넘는 경우 그룹의 노동자대표 중에서 노동자대표 1인에 더해 부대표 1인을 추가로 선출한다. 이것은 안전위원회가 관리자 2명, 노동자대표 2명, 사용자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됨을 뜻한다.

‘건강과 안전을 위한 연례토론회’ 개최

보건안전에 관련된 임무는 전략적·일반적 임무와 일상적·활동상 임무라는 두 영역으로 나눠진다. 전략적 임무는 안전위원회에서 다뤄지며, 기업 규모가 작을 때에는 실무그룹에서 다뤄진다. 일상적 임무는 대기업에선 안전실무그룹에 의해, 중소기업에서는 단일 기구에 의해 다뤄진다.

안전위원회가 다루는 전략적 임무로는 △보건안전에 관한 협력의 계획·지시·조정 △보건안전에 관한 연례토론회 실시 △일터의 보건안전 점검과 안전그룹에 적절한 정보 제공 △고용 관련 법규 준수 여부와 병가 실태의 점검 △사업장 수준의 안전그룹을 몇 개 만들지에 관한 결정 참여 △보건안전 문제의 해결책과 이를 어떻게 회사의 전략방향과 일상활동에 결합시킬 것인지에 관해 사용자에 조언 △재발방지를 위해 사고 원인 혹은 업무 관련 질환에 대한 조사 보장 및 사고에 관한 연차보고서 준비 △새로운 건강 및 안전 법률에 관한 최신 정보 제공 △적절한 건강과 안전에 관한 훈련을 위한 규정 마련 및 이행 보장 △건강 및 안전 문제에 관한 전문성을 회사가 갖추고 있는지 여부 조언 △작업조직 구조의 조정 △같은 지역에 있는 다른 회사와의 건강과 안전 활동에 협력 따위가 있다.

전략적 임무에서 중요한 요소는 건강과 안전에 관한 연례토론회다. 안전위원회가 없는 기업, 즉 10인 미만 기업 혹은 5인 이하 건설현장에서도 연례토론회는 반드시 열어야 한다. 연례토론회는 노사가 다음해에 보건안전 문제를 어떻게 협력할지, 토론회를 언제 어떻게 열지, 지난해 목표는 얼마나 이뤄졌는지를 논의하고 미래를 위한 목표를 정한다. 보건안전 관련 조직이 없는 기업에서는 회사가 건강 및 안전과 관련해 필요한 전문성을 갖고 있는지를 점검해야 한다. 연례토론회와 관련한 모든 내용은 사용자가 관계당국(노동환경청)에 서면으로 증명해야 한다.

현장 수준에서 안전위원회와 안전실무그룹이 수행하는 보건안전에 관련된 일상적 임무로는 △노동자를 보호하고 위험을 예방하는 활동의 실시와 참여 △예방 원칙과 고용법규 준수의 필요를 고려해 병가를 비롯한 보건안전 사업의 계획과 사업장 평가 개발에 참여 △안전한 노동조건의 보장 △모든 노동자의 필요에 알맞은 효과적인 교육훈련 보장 △사고 및 업무 관련 질환 조사 참여 △사고 및 질환의 위험성조사 참여 및 사용자 통보 △노동자들이 자신과 타인의 건강과 안전을 증진하도록 격려 △현장 노동자와 높은 수준의 안전위원회 연결 △낮은 수준의 안전실무그룹이 풀 수 없는 회사 전체 차원의 문제를 안전위원회에로 전달 같은 게 있다.

노동자대표의 작업중단권

안전실무그룹과 안전위원회의 권한은 크다. 안전실무그룹은 노동자의 보건안전 문제와 관련해 실질적이고 임박한 위협이 있는지 여부를 검토하고, 안전위원회 의장이나 사측에 알릴 시간이 없는 경우 위험을 피하기 위해 요구되는 수준에서 작업중단을 요구할 수 있다. 물론 이 경우 신속하게 사측에 알리고 작업중단을 해야 했던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안전그룹에 노동자대표나 관리자가 1명만 있는 경우에는 단독으로 행동하고 나중에 보고할 수 있다.

사업장 사고와 관련해 감독기관에 제출한 모든 보고서를 안전위원회와 안전실무그룹에 제공해야 한다. 노동 감독기관과 노동환경청의 결정도 안전위원회와 안전실무그룹에 통보해야 하며, 사용자가 건강과 안전 문제에 관해 전문가 지원을 요청하면 안전위원회와 안전실무그룹과 협의를 거쳐야 한다. 안전위원회가 만든 제안을 거부한 경우 사용자는 3주 안에 거부사유를 설명해야 한다.

보건안전 노사 공동기구들이 몇 번 만나야 하는지는 법으로 정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보건안전 연례토론회는 반드시 해야 한다. 노동자 보건안전 대표는 관리자나 경영책임자를 뺀 모든 노동자들이 선출한다. 선거는 전체 기업 수준에서 이뤄지거나 안전실무그룹의 경우 해당 사업장 단위에서 이뤄진다. 임기는 2년이고, 사용자가 동의할 경우 연장될 수 있으나, 4년 넘게 할 수는 없다.

사용자는 보건안전을 위한 협력사업에 필요한 기금을 충분히 보장해야 한다. 노동자 안전대표 활동에 필요한 시간을 충분히 유급으로 보장해야 한다. 노동자 안전대표는 선출된 첫 3개월 안에 3일짜리 교육을 마쳐야 한다. 사용자는 노동자에게 근무 첫해에 보건안전 교육 2일, 다음해부터는 반일(半日)을 할당해야 한다. 교육기간 중 노동자 소득 손실액을 비롯해 교육훈련 비용과 필요경비 전액은 사용자가 부담한다.

노동자 안전대표는 노조대표와 동일하게 해고 혹은 불리한 처우로부터 보호받는다. 노조에 통보하고 모든 중재 절차가 끝날 때까지 해고되지 않는다. 안전 대표로 활동한 것을 이유로 어떠한 불이익도 받지 않는다. 관련법으로는 '사업장 안전에 관한 통합법(고용부 법령 1072호, 2010년 9월7일)'이 있다.

* 본문 내용은 유럽노동조합연구소(ETUI)의 노동자 경영참가 관련 덴마크 자료(worker-participation.eu)를 요약한 것임.

윤효원  (industriallyoo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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