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천30원, 올해 최저임금이다. 노동자들은 이걸로 밥해 먹고 옷 사 입는다. 집세도 내고, 아이들 용돈도 준다. 추상적인 숫자가 아니라 삶이요, 구체다. 최저임금위원회가 이달 말까지 내년도 최저임금 액수를 결정한다. <매일노동뉴스>가 서비스연맹(위원장 강규혁)과 공동기획으로 최저임금 수준이 곧 삶의 질인 노동자들의 목소리를 듣는 지면을 마련했다.<편집자>
 

 

오늘보다 내일은 더 좋은 세상이 되겠죠?
홈플러스 서부산점 김유선씨


저는 부산 사상구에 살고 있는 김유선입니다. 마트 일을 하는 동안 힘든 제 인생 이야기를 할까 합니다.

홈플러스 협력업체에서 일하던 중 어머니께서 담낭암 판정을 받으셨습니다. 전 아직 미혼이라 빠듯한 월급으로 겨우 생활하고 있었는데, 월급 100만원 가지고는 약값도 감당이 안 됐어요. 빚이 따라왔죠. 협력업체에서 직영으로 옮기고, 2년 지나면 좋아진다는 회사 말만 믿고 열심히 일했습니다. 그러나 4년이 지난 지금도 최저임금으로 생활합니다. 빚도 정리하지 못한 채 100만원 인생을 살고 있습니다. 저축이란 것은 모르고 산 지 오랩니다.

이 월급으로 혼자 살기도 힘든데, 홀로 자식을 키우는 여성분들은 얼마나 더 힘들까 생각해 봅니다. 모든 가정이 다 행복하기 위해서 최저임금이 좀 더 많이 올랐으면 합니다.

힘든 노동, 악순환의 연속, 만만치 않은 세상…. 산다는 건 참 어려운 일입니다. 그래도 오늘보다 내일은 더 좋은 세상이 될 거라는 희망을 가져 봅니다.
 

 

조금씩이나마 저축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홈플러스 가야점 김정숙씨


홈플러스 가야점 '가공일용' 부서에서 근무하는 43살 김정숙입니다. 입사한 지 5년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이전에 다니던 직장도 특별히 안정된 곳이 아니었기에 우연히 기회가 돼 홈플러스에 다니게 됐습니다.

나름 대기업이고 처음 입사했을 때만 해도 열심히만 하면 정규직이 될 수도 있지 않을까, 시급이 좀 더 오르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졌습니다. 입사 후 2년쯤은 최저임금이 뭔지도 모르고, 관심도 없이 일만 했습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고, 3년이 지나도 월급은 그대로고 최저임금이 인상돼야만 월급이 오른다는 걸 알게 됐습니다.

현재 팔순이 넘으신 어머니와 미혼인 저, 둘이 살고 있습니다. 이 월급으로 관리비 내고 생활비 쓰고, 생활은 빠듯하게 유지됩니다. 노동강도는 아마도 그대로겠지만 한 해 한 해 지날수록 일이 점점 힘겹게 느껴집니다. 저와 엄마가 이렇게 미래 없이 살아야 되는 걸까요? 노후는커녕 어머니가 아프시기라도 할까 봐 마음 졸이며 살아야 되는 걸까요? 최저임금이 올라 제 월급도 오르고 조금씩이나마 저축을 하면서 살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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