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건강보험 누적 흑자를 보장성 강화에 써야 한다는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의료민영화저지와 무상의료실현을 위한 운동본부는 21일 오전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17조원에 육박하는 건강보험기금 누적 흑자를 어린이와 노령층 무상의료에 사용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기자회견은 다음주 예정된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를 앞두고 열렸다. 건정심은 의료수가와 급여·비급여 대상 의료행위, 건강보험료 인상 여부를 결정한다. 운동본부는 기자회견에서 "건강보험 보장성을 획기적으로 강화해야 한다"며 “보장성을 강화하지 않는 보험료 인상에 반대한다”고 강조했다.

건강보험공단에 따르면 지난해 건강보험 재정은 4조1천728억원 흑자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까지 누적 흑자 규모는 16조8천721억원이다. 운동본부는 흑자 원인이 지나치게 높은 본인부담금 때문이라고 봤다. 예컨대 한 해 동안 어린이 병원비 6조원 중 본인부담금은 2조4천억원이나 된다. 그런데 어린이 질병과 관련한 민간보험 규모는 4조원이다. 건강보험 보장성이 낮으니 기금 곳간에는 돈이 쌓이고, 부모들은 건강보험 대신 민간보험에 의존하고 있는 것이다.

운동본부는 “정부는 지속적으로 보험료율을 인상했지만 보장성 강화에는 관심이 없었다”며 “소득이 없는 노인과 어린이의 의료비를 국가가 책임지는 방안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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