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 기사보기 다음 기사보기 2024-04-18 장지 가는 길 바로가기 복사하기 본문 글씨 줄이기 본문 글씨 키우기 스크롤 이동 상태바 포토뉴스 장지 가는 길 기자명 정기훈 입력 2016.06.17 08:00 댓글 0 다른 공유 찾기 바로가기 본문 글씨 키우기 본문 글씨 줄이기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페이스북(으)로 기사보내기 트위터(으)로 기사보내기 카카오스토리(으)로 기사보내기 URL복사(으)로 기사보내기 닫기 추적추적 비 오는데, 장지가 멀다. 100리 걸어 부르튼 발가락에 빗물 들어 퉁퉁 살갗이 불었다. 까만 얼굴엔 줄줄 구정물이 흘렀다. 양재 가는 길, 꽃길 100리라 이름 붙인 고행길 한 매듭을 짓던 날, 비가 쏟아졌다. 산발한 상여꾼들이 찢어진 상복 안쪽을 뒤적여 젖은 담배를 물었다. 타들어 갔다. 딱 비에 젖은 상복 두께만큼 가까이서 사람들이 부대꼈다. 욕과 비명이 좁은 틈을 비집고 들었다. 울음 가까운 표정과 비릿한 웃음이 거기 섞였다. 그 틈에 분향소 꾸릴 자리가 없었다. 흔들리던 상여는 잔뜩 기울다가 구겨졌다. 우지끈 와지끈, 영정 부서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요란했다. 빗물에 미끄러지던 사람들이 비닐 이불을 덮었다. 밤 깊도록 그 앞 강남대로에 차 달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새 아침 경찰과 구청 직원이 영정과 향로며 초 따위를 거둬 갔다. 선진노사문화를 촉구하는 표지석 앞 집회가 이어졌다. 불법 적치물 이고 지고 터벅터벅 100리를 걸었는데 장지가 또 멀다. 장지 가는 길, 어디로 갈꺼나. 정기훈 photo@labortoday.co.kr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SNS 기사보내기 공유 이메일 기사저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비밀번호 닫기 기사 댓글 0 댓글 접기 로그인 후 이용 가능합니다. 댓글 내용입력 비회원 로그인 이름 비밀번호 댓글 내용입력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회원 로그인 비회원 글쓰기 이름 비밀번호 자동등록방지 로그인 옵션 창닫기
추적추적 비 오는데, 장지가 멀다. 100리 걸어 부르튼 발가락에 빗물 들어 퉁퉁 살갗이 불었다. 까만 얼굴엔 줄줄 구정물이 흘렀다. 양재 가는 길, 꽃길 100리라 이름 붙인 고행길 한 매듭을 짓던 날, 비가 쏟아졌다. 산발한 상여꾼들이 찢어진 상복 안쪽을 뒤적여 젖은 담배를 물었다. 타들어 갔다. 딱 비에 젖은 상복 두께만큼 가까이서 사람들이 부대꼈다. 욕과 비명이 좁은 틈을 비집고 들었다. 울음 가까운 표정과 비릿한 웃음이 거기 섞였다. 그 틈에 분향소 꾸릴 자리가 없었다. 흔들리던 상여는 잔뜩 기울다가 구겨졌다. 우지끈 와지끈, 영정 부서지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요란했다. 빗물에 미끄러지던 사람들이 비닐 이불을 덮었다. 밤 깊도록 그 앞 강남대로에 차 달리는 소리가 요란했다. 새 아침 경찰과 구청 직원이 영정과 향로며 초 따위를 거둬 갔다. 선진노사문화를 촉구하는 표지석 앞 집회가 이어졌다. 불법 적치물 이고 지고 터벅터벅 100리를 걸었는데 장지가 또 멀다. 장지 가는 길, 어디로 갈꺼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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