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종룡 금융위원장이 조선·해운업 구조조정과 관련해 노조의 고통분담을 강조했다.

임 위원장은 16일 오전 서울 중구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열린 대한상의 주최 최고경영자(CEO) 초청간담회에 참석해 “기업 구조조정의 가장 중요한 철칙은 고통분담”이라며 “노조와 채권자, 주주가 고통을 분담하지 않으면 어떤 금융지원을 하더라도 구조조정이 성공할 수 없다”고 말했다.

최근 구조조정 대상이 된 대우조선해양노조가 85%의 찬성률로 파업을 가결하면서 조선·해양업종 노동자들의 쟁의 준비가 본격화한 것을 의식한 발언으로 풀이된다.

실제 임 위원장은 대우조선노조의 파업 결의에 대해 “대우조선이 추가지원을 받으면서 노조가 쟁의행위를 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며 "이런 정신이 유지되기를 바란다"는 입장을 밝혔다.

정부는 지난해 대우조선에 4조2천억원의 자금을 지원하며 ‘파업 자제’를 전제 조건으로 삼았다. 임 위원장은 “구조조정이 기업을 퇴출시키기 위한 것이라는 잘못된 인식이 있는데, 구조조정은 기업을 살리기 위한 것”이라며 “정부와 채권단은 어떻게든 기업을 살린다는 원칙으로 구조조정에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채권자와 주주, 노조가 기업을 살리자는 한마음으로 손실 분담에 합의해야 한다”며 “고통분담 과정에 자발적으로 나서도록 하는 것은 기업의 의지”라고 주장했다.

한편 금융노조는 이날 기자회견을 열고 “조선·해운 노동자들의 고용안정과 국책금융기관·중소기업의 산업안정을 도모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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