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공공노련
정부가 14일 여는 '2016년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발전·가스 같은 에너지 분야 공공기관 민영화 방안을 발표할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주고 있다.

13일 노동계에 따르면 이번 기능조정 방안에는 공공기관들의 유사·중복기능을 합치거나 기관을 통폐합하고, 비핵심 업무를 축소하는 내용이 담겼다. 공공부문 독과점 분야는 민간에 개방하고, 주식을 상장하는 내용도 들어갔다. 이를테면 가스 도입·도매 분야를 민간과 경쟁시키고, 한전의 전력판매(전력공급)부문에 경쟁체제를 도입하겠다는 구상이다. 노동계는 "사실상 민영화"라고 반발했다.

정부는 박근혜 대통령이 주재하는 이날 공공기관장 워크숍에서 이런 내용을 발표한다. 공공기관운영위는 전날인 13일 오후 회의를 열고 기능조정안을 의결했다. 공공노련과 공공운수노조는 공공기관운영위가 열린 서울 반포동 서울지방조달청 앞에서 '에너지산업 민영화 음모·기능조정 분쇄를 위한 조합간부 결의대회'를 열고 정부 기능조정안을 규탄했다.

김주영 공공노련 위원장은 "결국 정부가 우회 민영화를 추진하려고 한다"며 "해외자원개발 사업 부실을 초래한 장본인들은 아무도 책임지지 않고, 묵묵히 정부 정책을 수행한 기관들만 책임을 떠안게 됐다"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장기적인 안목을 가지고 추진해야 할 해외자원개발 사업을 조변석개 식으로 다뤄선 국가와 국민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최준식 공공운수노조 공공기관사업본부장은 "이명박 정부가 선진화·경쟁체제 도입이라는 이름으로 부분적인 민영화를 추진했다면 박근혜 정부는 가스·전력·원자력·지역난방·가스기술·전력기술 같은 에너지 전 분야에 대한 총체적인 민영화를 밀어붙이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본부장은 "에너지 공기업노조들의 대규모 투쟁이 불가피하다"며 "국민 생활에 악영향을 끼칠 수 있는 정부 정책을 막는 투쟁을 벌일 것"이라고 밝혔다.

기능조정 대상으로 알려진 기관 노조들도 반발했다. 황재도 공공운수노조 가스공사지부장은 "정부가 중요한 에너지산업 정책을 번갯불에 콩 구워 먹듯 결정하고 있다"며 "그 피해는 고스란히 국민에게 돌아갈 것"이라고 비판했다. 황 지부장은 "이해당사자들이 참여하는 협의체에서 논의하고 결정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김병수 석유공사노조 위원장은 "해외자원개발 시장에서 성공하려면 정부 지원 없이는 불가능한데, 그런 계획이 빠져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공공노련은 이날 성명을 내고 "정부는 민영화와 유사민영화를 위한 정책 추진을 즉각 중단하라"며 "분할된 전력산업을 재통합해 전력 수급체계 안정성과 공공성을 강화하고, 에너지·자원 개발·도입을 공기업 중심으로 전환하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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