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하청업체에 노조가 만들어지자 원청은 도급계약을 해지했다. 170여명의 노동자들은 졸지에 길거리로 내몰렸다. 금속노조 아사히비정규직지회(지회장 차헌호) 얘기다. 다음달이면 하청노동자들이 해고된 지 1년을 맞는다.

2일 금속노조에 따르면 노조와 노조 구미지부는 3일 오후 경북 구미시청과 구미국가산업단지 내 아사히글라스화인테크노코리아 앞에서 '아사히 투쟁 1년 승리를 위한 금속노동자대회'를 잇따라 개최한다. 일본계 유리제조업체인 아시히글라스는 경북 최대 외국인투자기업으로 꼽힌다. 지회에 따르면 아사히글라스는 정규직만 800여명에 이른다. 지난해 초까지 3개 사내하청업체에서 300여명의 비정규직이 일했다. 사내하청 노동자들은 주중 4일간 3교대 근무, 3일간 2교대 근무를 하면서도 최저임금 수준의 급여를 받았다.

사내하청업체 세 곳 중 한 곳인 지티에스 노동자들은 지난해 5월29일 지회를 설립했다. 그러자 아사히글라스는 같은해 6월30일 전기공사를 이유로 노동자들을 공장 밖으로 내보냈다. 그리고 한 달이 지난 7월29일 노동자 모두에게 계약해지를 통보했다. 지티에스는 그해 9월 폐업했다. 지티에스에서 일하다 희망퇴직을 거부한 50명은 정리해고를 당한 뒤 복직투쟁을 벌이고 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올해 3월 아사히글라스의 도급계약 해지를 부당노동행위로 인정했다. 하지만 해고된 지회 조합원들의 복직은 이뤄지지 않고 있다. 최근 지회는 아시히글라스가 일제강점기 당시 조선사업장에서 군수물자를 생산한 전범기업임을 확인하고 경상북도와 구미시에 토지 무상임대·지방세 감면 같은 특혜를 중단할 것을 요구하고 있다.

차헌호 지회장은 "지회의 복직 투쟁은 경북 구미의 첫 비정규직 투쟁"이라며 "현장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지역 노동·시민·사회단체와 힘을 모아 끝까지 싸우겠다"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