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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대 국회 대장정 막 올라 … 환노위 1호 노동법안은?‘불평등 해소’ 최저임금법·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 1순위 … 여야 한목소리로 “정리해고 요건 강화해야”
   
▲ 19대 국회 첫 본회의가 열린 2일 국회 본회의장에서 강창희 신임 국회의장이 발언하고 있다. 자료사진 정기훈 기자

20대 국회가 30일 대장정의 막을 올린다. 19대와 달리 여소야대 국회다. 정부·여당의 공세를 막아 내는 데 급급했던 19대보다는 야당이 주도권을 쥐고 움직일 여지가 커졌다. 그만큼 활발한 입법활동이 기대된다. 19대 국회에서는 여야 모두 비정규직 관련법을 앞다퉈 1호 노동법안으로 발의했다. 간접고용을 비롯한 비정규직 남용과 차별이 심각했다는 방증이다.

출발점에 선 20대 국회는 양상이 좀 더 복잡하다. 구조조정을 중심으로 성과연봉제·최저임금·비정규직 문제에다, 정부·여당이 밀어붙이는 노동 5법과 2대 지침까지 노동현안과 관련해 펼쳐진 전선은 넓고도 격렬한 충돌을 예고한다. 그렇다면 각 당이 주목하는 이슈는 무엇일까. 20대 국회 환경노동위원회 입성이 유력한 국회의원들은 무엇을 1호 법안으로 제출할까.

불평등 해소하는 최저임금 현실화 주목

20대 국회 개원을 맞아 정치권이 주목하는 과제는 우선 소득불평등 해소가 꼽힌다. 지난 8년간 보수정권의 경제성장 담론으로 인해 모든 분야에서 격차가 벌어졌다는 인식이 팽배하다.

해법으로 각 당은 다양한 접근방안을 고민 중이다. 더불어민주당은 29일 발표한 ‘20대 국회 중점추진법안’에서 최저임금법 개정안을 선택했다. 개정안은 국회가 최저임금위원회에 최저임금 권고안을 제시하면 최저임금위가 이를 존중해 최저임금안을 의결하도록 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현행 최저임금은 최저임금위가 심의·의결한 최저임금안에 따라 고용노동부 장관이 결정한다”며 “사실상 장관이 임명한 공익위원이 결정하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따라서 민의를 대변하는 국회가 그 공백을 메우겠다는 것이다. 최저임금이 노동자 평균 정액급여의 50% 이상 되도록 하한선을 정하는 것도 개정안에 포함시켰다.

국민의당은 취약계층 일자리 대책으로 20대 총선 공약에서 공공기관 청년고용 의무비율을 5%로 상향하는 내용의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에 주목했다. 이를 민간기업으로 확대하고 미이행 사업장에 청년고용부담금을 부과하겠다는 것이다. 환노위행이 유력한 김삼화 국민의당 의원이 20대 국회 우선입법과제로 이런 내용의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을 제출할 계획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청년·여성·비정규직 등 취약노동계층에 관심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환노위를 희망상임위로 지목한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최저임금 1만원 공약 실현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안과 청년고용 의무비율 5%를 골자로 하는 청년고용촉진 특별법 개정안을 발의할 예정이다. 원외에서는 노동당이 ‘최저임금 1만원법’(최저임금법 개정안) 입법청원운동을 진행 중이다.

'구조조정 칼바람' 노동자 보호대책은?

울산·거제·창원에서 불어오는 조선산업 구조조정 바람이 국회를 강타하고 있다. 사내하청 노동자를 중심으로 대량해고가 현실화하고 있다. 여야의 고민은 '노동자 희생을 최소화하는 대책'으로 모아진다. 장석춘·문진국 새누리당 의원은 우선입법과제로 정리해고 요건강화를 골자로 한 근로기준법 개정을 꼽았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지금은 발등에 불이 떨어진 구조조정 문제가 급선무”라며 “노동자 희생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리해고 요건을 강화해야 한다”고 말했다. 장 의원실 관계자도 “당 차원에서 논의되는 것을 보면서 결정해야겠지만 구조조정 대응책으로 실업급여를 통한 사회안전망 강화와 정리해고 요건 강화를 검토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노동자 출신 무소속 윤종오·김종훈 의원은 1호 노동법안으로 정리해고 요건 강화를 위한 근기법 개정안을 내놓을 계획이다. 윤종오 의원은 ‘정리해고 요건 강화법’ 또는 ‘쉬운 해고 금지법’이라고 이름 붙였다. 윤 의원은 “해고 사유를 축소·제한하고 경영위기에 대한 기업과 실소유주 책임을 강화하는 내용을 담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종훈 의원은 1호 노동법안으로 ‘조선산업 발전과 노동자 일자리 지키기 특별법 제정안’을 준비 중이다. 김 의원실 관계자는 “외환위기 당시처럼 모든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조정은 안 된다”며 “조선산업을 제대로 진단하고 노동자 일자리를 지키는 내용의 법안을 만들고 있다”고 소개했다.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공공기관 성과연봉제도 관심 대상이다. 더불어민주당은 진상조사단을 운영하고 있다. 단장을 맡은 한정애 의원실 관계자는 “근기법은 취업규칙 불이익변경시 노조 동의를 얻도록 명시하고 있는데 정부가 성과연봉제 추진 과정에서 이를 형해화하고 있다”며 “법을 지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동 5법’ 태풍이 다시 몰려온다

19대 국회 임기 만료로 자동폐기된 ‘노동 5법’은 20대 국회에서 다시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김광림 새누리당 정책위의장은 지난 26일 “노동 4법(기간제법 제외)과 서비스산업발전 기본법, 규제프리존특별법을 1호 법안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당론발의를 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덧붙였다. 19대 후반기처럼 노동 5법이 20대 국회 발목을 잡는 게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야당의 대응이 관심을 끈다. 더불어민주당은 기존 입장에서 큰 변동이 없다. 정부·여당이 뿌리산업 파견 확대와 실업급여 수급자격 강화 같은 내용을 담은 법안을 발의할 경우 거부하겠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 역시 “노동계가 우려하는 부분이 빠져야 우리도 동의할 수 있다”며 “노사정 합의가 우선”이라고 밝혔다.

새누리당에서도 노동 5법에 대한 고민이 엿보인다. 기존 내용대로라면 노동계 반발이 불 보듯 뻔하기 때문이다. 장석춘 의원실 관계자는 “노동관계법을 다시 발의할 때 노동계 의견을 반영할 수 있도록 협의하는 과정이 중요하다”며 “의원님이 노사정 당사자와 전문가들을 만나 가며 의견을 청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노사관계 개선과 비정규직 보호를 위한 법안도 눈에 띈다. 이용득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호 노동법안으로 중앙 노사관계 구축을 위한 노사관계발전기본법 제정안을 성안하고 있다. 이 의원실 관계자는 “정부가 개입하는 관치가 아닌 국가를 배제한 중앙 노사관계를 통해 국가 노동정책을 정립하는 내용의 법안을 준비 중”이라며 “입법기술적인 검토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같은 당 송옥주 의원은 비정규직 사용사유 제한과 차별시정 노조신청권을 골자로 한 비정규직 관련법 개정안 발의를 검토하고 있다.

19대 때 사장된 '괜찮은 노동법안' 부활하나

19대 국회는 "역대 최악"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환노위도 예외는 아니다. 국회 의안정보시스템에 따르면 19대 국회 4년간 환노위에서 발의된 법안은 모두 1천223건인데, 그중 211건만 본회의를 통과됐다. 이 중 63개가 노동관계법이다.

19대에서 사장된 괜찮은 노동법안을 20대 국회에서 부활시키려는 움직임도 감지된다. 19대에서 최봉홍 전 새누리당 의원이 발의한 특수형태근로종사자의 산재보험 가입을 의무화한 산업재해보상보험법 개정안은 당시 환노위를 통과했지만 법제사법위원회에 막혀 빛을 보지 못했다. 문진국 새누리당 의원이 해당 법안을 다시 발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실 관계자는 “원안 그대로 갈지, 확장할지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른바 칼퇴근법(근기법 개정안)도 재발의될 것으로 보인다. 이정미 정의당 의원은 장하나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이 제출한 근기법 개정안에 관심을 두고 있다. 출퇴근 시간 기록과 보존을 의무화해 노동시간을 단축하고 포괄임금제 계약을 제한하는 내용이다.

한정애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19대 국회 때 제출한 근로시간·휴게시간의 특례·적용제외 업종에 관한 규정을 삭제하는 내용의 근기법 개정안을 다시 발의하겠다고 벼르고 있다. 여러 법률에 흩어져 있는 공휴일 관련 규정을 통합하고 관공서뿐만 아니라 일반 사업장 노동자도 유급휴일을 인정받도록 하는 내용의 국경일 및 공휴일에 관한 법률 제정안도 재발의할 예정이다.

“노동 5법 어림없다”
“재벌책임 물을 것”


노동·시민단체는 우선처리법안 목록을 작성해 놓은 상태다. 한국노총은 20대 국회 개원을 앞두고 여야 4당에 ‘노동법 개선 10대 과제’를 전달했다. 정리해고 요건 강화와 노동시간단축을 골자로 한 근기법과 상시·지속업무 정규직 직접고용 원칙을 담은 비정규직 관련법, 최저임금 기준·근거 개선과 생활임금법 근거 마련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최저임금법을 개정하라는 주문이다. 노동회의소법 제정 요구도 담겨 있다.

정문주 한국노총 정책본부장은 “정부·여당이 또다시 노동 5법을 강행하는 것은 총선 민의를 저버리는 행위”라며 “용납할 수 없다”고 잘라 말했다. 정 본부장은 “불평등과 양극화 심화를 해결하기 위해 1순위는 최저임금법 개정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민주노총은 현재 각 산별조직에서 20대 국회 우선입법 요구안을 취합하고 있다. 이를 검토해 6월에 국회에 제출한다는 계획이다. 민주노총은 '재벌의 사회적 책임을 강화'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지난 23일 민주노총이 주최한 ‘재벌이 문제야, 20대 국회의 역할 토론회’에서 김선수 변호사(법무법인 시민)는 “근기법을 개정해 사용자 개념을 확대하고, 이를 통해 간접고용 노동자 사용을 제한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창근 민주노총 정책실장은 “재벌들이 막대한 혜택을 받으면서도 사용자 책임은 회피하고 있다”며 “법·제도를 개선해 재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 말했다.

참여연대는 최근 ‘20대 국회에서 우선 다뤄야 할 입법·정책과제’를 통해 △노동자 생계와 최저임금위 투명성 보장을 위한 최저임금법 개정 △노동권 보장과 해고요건 강화를 위한 근기법 개정 △실업급여 요건 완화와 지급대상 확대를 위한 고용보험법 개정을 요구했다.

연윤정  yjyon@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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