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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단협 시정명령, 위헌에다 행정절차법 위반"김선수 변호사, 한국노총 주최 긴급 세미나서 주장 … "위법 여부는 사법부 판단 몫"
▲ 한국노총

우선·특별채용, 유일교섭단체, 노조운영비 원조, 단협 해지권 제한….

고용노동부가 지난 3월28일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개선 지도계획'(단협 지도계획)'에서 위법하다고 본 단협조항들이다. 노동부는 또 신기술 도입이나 물량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구조조정시 노조 동의·협의 조항에 대해서는 "인사·경영권을 과도하게 침해하는 불합리한 조항"이라고 지적했다. 이에 앞선 3월23일에는 '노동개혁 현장 실천을 위한 임금·단체교섭 지도방향'을 발표해 직무·성과 중심 임금체계 개편과 임금피크제 시행을 위해 중점사업장을 선정해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내용들은 정말 위법하고 불합리할까. 노동부가 이런 식으로 개입하는 게 과연 적절한 것일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행정지도의 남용일 뿐만 아니라 단협 조항의 위법 여부 또한 사법부가 판단할 문제지 노동부가 왈가왈부할 게 아니다"라는 게 노동관계법 전문가들의 평가다.

◇노동부가 헌법 위반=한국노총이 24일 오후 서울 여의도 한국노총회관에서 개최한 '노동부 단체교섭 지도개입 행위의 위법성과 대책' 긴급 정책세미나에 참석한 김선수 변호사(법무법인 시민)는 "단체교섭권은 헌법에 보장된 기본권이고 단협은 노사가 자주적으로 정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김선수 변호사는 "당사자 쌍방이 합의한 단체협약의 내용에 대해 노동부가 위법 여부를 심사해 단협을 시정하라고 명령하는 것은 과잉금지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행정지도 남용이라는 얘기다. 행정절차법 제48조(행정지도의 원칙)에 따르면 행정지도는 그 목적 달성에 필요한 최소한도에 그쳐야 하고, 행정지도의 상대방의 의사에 반해 부당하게 강요해서는 안 된다. 김 변호사는 "노동부 단체교섭 지도방향은 노사관계 거의 모든 영역을 지도하고 있는데, 목적 자체가 지극히 불분명하고, 최소한의 지도라고 볼 수도 없다"며 "또 노동계가 강력하게 반대하고 있는데도 노동부가 지도를 강행하는 건 행정절차법 위반"이라고 비판했다.

김 변호사는 단체협약 지도계획에 대해서도 "위헌소지가 많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단협상 위법성이 있는 조항에 대해 노사자율시정을 권고하고 있다. 자율시정 조치를 취하지 않을 경우 노동위원회 의결을 받아 시정명령을 내리고, 그래도 시정하지 않으면 사법조치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최근 일부 지청에서는 단체교섭이 마무리된 사업장에 보충교섭을 진행하라는 요구하고 있는 실정이다.

그는 "단협 시정명령제도를 신군부세력이 노조를 효과적으로 통제하기 위해 만든 제도라는 점을 차치하고서라도 위법 여부는 사법부가 판단할 사항이지 노동부가 위법 여부를 판단할 게 아니다"고 잘라 말했다. 설령 단협에 불합리한 내용이 있다고 해도 노동부가 개입하는 건 행정권 남용이자 위헌이라는 게 그의 주장이다.

◇"시정 대상 조항, 위법·불합리 아냐"=노동부가 위법·불합리하다고 본 조항들에 대해서도 김 변호사는 고개를 가로저었다. 예컨대 노동부가 '사용자의 고용계약 체결 자유를 박탈하는 규정'이자 '민법 제103조의 사회질서 위배행위'라고 판단한 우선·특별채용 조항의 경우 사용자가 자신의 권한 범위에 있는 사항을 스스로 합의한 것이기 때문에 고용계약체결의 자유를 침해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김 변호사는 "대법원은 도박이나 절도처럼 목적 자체가 불법성이 있을 경우에 대해 사회질서 위배행위로 보고 있다"며 "특별한 사유로 특별채용한다고 해서 반사회적이라고 할 수 있을지 의문"이라고 반박했다.

신기술 도입이나 물량조정에 따른 배치전환, 구조조정시 노조 동의·협의 조항은 노동부가 '불합리하다'고 보는 대표 조항이다. 하지만 2014년 대법원 판례(2011두20406 판결)는 인사경영권 조항을 유효하다 보고 있다. 당시 대법원은 "사용자가 노조와의 협상에 따라 정리해고를 제한하기로 하는 내용의 단협을 체결했다면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단협이 강행 법규나 사회질서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고 판시했다.

김 변호사는 "노동부의 불필요한 지도는 노동현장의 분쟁을 야기하고 결국 노사 양측에 불신과 대립을 초래해 노사관계가 더욱 불안정해질 것"이라며 "위법한 단체교섭 지도방향과 단협 지도계획은 즉시 철회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배혜정  bhj@labortoda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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