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노조(위원장 김문호)와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가 공식 교섭을 통해 ‘성과연봉제 줄다리기’에 들어갔다. 노조에서 공동교섭을 요구받은 금융공기업들은 일제히 불참했다.

노조와 사용자협의회는 23일 오후 서울 명동 은행연합회관에서 상견례 겸 제1차 산별중앙교섭을 개최했다. 이날 교섭은 결렬 선언 이후 한 달 만에 재개된 것이다. 노조는 지난달 7일 사용자협의회에 첫 교섭을 요구했다.

노조는 사용자협의회를 탈퇴한 7개 금융공기업에도 교섭참여를 요구했지만 수용되지 않자 중앙노동위원회에 쟁의조정을 신청했다. 중앙노동위는 “추가교섭을 하라”는 취지의 결정을 내렸다. 노조는 금융공기업들과 별도 교섭을 갖기로 했다.

노조는 24개 회사가 속한 사용자협의회와 7개 금융공기업을 두 개의 트랙으로 나눠 공동교섭을 한다는 구성이다. 사용자협의회도 뜻을 같이하면서 교섭이 성사됐다.

정부가 공공기관을 중심으로 추진하고 있는 성과연봉제 확산은 민간 금융사 중심 교섭에서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사용자협의회는 △호봉제 폐지 △저성과자 기준 마련 △임금동결 △신입직원 초임 삭감을 노조에 요구한 상태다.

반면 노조는 임금 4.4% 인상과 더불어 성과연봉제 확대 저지를 교섭의 최대 목표로 앞세웠다. 사용자협의회와의 교섭에 앞서 진행할 예정이었던 금융공기업 공동교섭은 사측 전원이 불참하면서 열리지 못했다.

김문호 위원장은 이날 산별중앙교섭에서 “개인종합자산관리계좌(ISA)를 비롯한 정부의 관치금융으로 금융노동자들이 실적압박의 고통을 호소하고 있다”며 “관치금융의 사슬을 끊고 노사가 평화와 신뢰의 관계를 구축할 수 있도록 각고의 노력을 기울이자”고 말했다.

하영구 사용자협의회 회장은 “애초 계획보다 7주가 지나 교섭이 시작됐지만 올해 산별교섭도 원활하게 진행되길 바란다”고 답했다.

경남은행 노사를 포함해 8명이 교섭대표로 나선다. 차기 교섭은 다음달 2일 열린다. 노조는 금융공기업에 "26일 공동교섭을 갖자"고 다시 한 번 요구했다. KDB산업은행 관계자는 “산하 지부와 개별교섭을 갖겠다는 의사를 노조에 전달했다”며 “공동교섭에 참여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