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416연대 안전사회위원회와 산재사망대 책마련공동캠페인단 주최로 27일 서울 청계광장에서 열린 201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에서 참가자들이 안전모 등 보호장구 더미 위에 헌화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한화케미칼이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선정됐다. 지난해 한화케미칼 울산공장에서는 폭발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6명이 사망했다. 사고 책임자들은 항소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산재사망대책마련 공동캠페인단은 27일 오전 서울 종로구 청계광장에서 2016 최악의 살인기업 선정식을 진행했다. <매일노동뉴스>와 양대 노총·노동건강연대가 참여한 공동캠페인단은 2006년부터 매년 산재 사망사고가 많이 발생한 기업을 살인기업으로 선정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현대건설이 10년간 최악의 살인기업으로 뽑힌 바 있다.

올해는 한화케미칼을 비롯해 9곳의 기업이 살인기업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해 7월 한화케미칼 울산2공장에서는 폭발사고로 하청업체 노동자 6명이 숨지고 경비원 1명이 부상당했다. 사고 조사 결과 원청인 한화케미칼이 집수조 안에 있는 폭발성 가스를 빼내지 않은 상태에서 무리하게 작업을 한 사실이 드러났다. 한화케미칼은 가연성 가스를 측정하지 않고 작업허가서를 발부했다. 지난해 고용노동부는 사고 이후 특별근로감독을 실시해 294건의 산업안전보건법 위반사항을 적발해 5천6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

한국철도공사·대우조선해양·포스코건설·대우건설은 각각 5명의 사망자가 발생해 공동 2위에 이름을 올렸다. 4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한국철도시설공단·SK하이닉스·아산금속·고려아연㈜이 공동 3위를 기록했다. 캠페인단은 산재 하청업체·원청업체에서 발생한 산재사고를 합산해 순위를 정했다.

특별상은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이 수상했다. 캠페인단에 따르면 지난 10년간 산재 사망사고가 발생한 50대 기업 중 39개 기업이 전경련 회원사다. 지난 10년 동안 산재사망 사고가 가장 많이 발생한 기업은 현대건설로 110명의 노동자가 사망했다. 공동캠페인단은 “전경련은 파견고용 확대와 저성과자 해고를 정부에 요구해 노동시장 구조개악뿐 아니라 안전규제 완화의 선봉장”이라며 “재벌 대기업은 사망사고를 내도 1명당 250만원 수준의 벌금밖에 내지 않아 산재사망은 계속될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캠페인단은 “산재 사망사고 책임을 기업과 정부에 묻는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제정을 위해 힘차게 싸우겠다”고 덧붙였다.

강문대 민변 노동위원장은 “우리나라 노동자들이 사고 위험에 노출되는 일이 늘어나고 있다”며 “노동자를 사망에 이르게 한 기업을 엄중하게 처벌해 다른 기업이 반면교사로 삼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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