넘어져도 아이는 곧잘 일어나 뒤뚱거리며 사방을 향했다. 거기 물가였지만 엄마 눈이, 손길이 서툰 걸음마보다는 빨랐다. 봄볕이 따뜻했고, 바람은 살랑살랑. 이 좋은 봄, 엄마 얼굴에 웃음꽃 피우는 사월이다. 손잡아 설레는 청춘은 걸음걸이 호흡 맞춰 내내 경쾌했다. 징검다리 건너면서도 잡은 손 놓지를 않았다. 아이를 보면서 함께 웃었다. 사랑 꽃피는 봄, 아름다운 사월이다. 청계천 물길 위에 걸린 투표 독려 선전물에 후보자들 표정이 한없이 밝았다. 거기 새긴 저마다의 약속이 누구나의 행복한 미래를 보장했다. 언젠가는 슬펐던가. 또 자주 분노했던가. 얼었던 마음 사르르 녹아 사월이다. 약속 없이도 때맞춰 피어 흐드러진 노란색 산수유꽃이며 개나리꽃 물길 따라 늘어서 아름다운 이 봄. 돌고 도는 게 세월, 다시 사월이다.
사월, 아이
- 기자명 정기훈
- 입력 2016.04.08 18: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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