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대병원이 이달 중순 영상의학과 야간·주말근무를 담당하는 시간제를 채용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대병원 직원 대다수가 이에 반대한다는 조사 결과가 공개됐다.

공공운수노조 의료연대본부 서울대병원분회(분회장 박경득)는 7일 정오 서울 종로구 서울대병원 본관 앞에서 직원 699명을 대상으로 벌인 설문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시간선택제 노동자가 전산화단층촬영기(CT)·자기공명기(MRI) 검사를 진행하는 주말이나 야간에 본인이나 가족 검사를 할 것이냐는 질문에 응답자의 98%가 "불안해서 맡길 수 없다"고 대답했다. 분회는 지난해 설문조사를 마친 뒤 이날 교섭을 앞두고 결과를 공개했다.

분회에 따르면 서울대병원은 이달 중순 영상의학과 평일 야간과 주말근무를 맡을 시간제 방사선사·간호사 채용공고를 낸다. 이들은 평일 야간에는 엑스레이 촬영실이나 혈관조형실에서 일하고, 주말에는 CT·MRI 검사실에서 일하며 월 130~149시간 일하게 된다. 병원은 지난해 8월 직원들의 과도한 연장근무를 해소하겠다며 이 같은 방침을 밝혔다.

최상덕 방사선사는 "시간제 인력으로는 응급대응이 어렵다"며 "위험한 시간대인 야간과 주말에 숙련도가 떨어지는 인력을 투입하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우려했다. 그는 "화학약품인 조영제와 방사선을 이용한 검사는 인체 부작용이나 위험성이 크다"며 "방사선사들은 현장에 투입되지 않고 수개월간 선임의 현장교육과 지도감독을 받는다"고 말했다.

박경득 분회장은 "병원은 시간제를 도입해 연장근로수당을 아끼고 주말 검사를 늘려 환자를 더 받으려 한다"며 "상시근무 비정규직을 정규직화하고 정규직 인력을 늘리는 것이 환자 안전과 의료의 질을 담보하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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