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성기업이 금속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조합원 한광호씨의 죽음과 관련한 지회의 특별교섭을 끝내 거부했다.

지회는 7일 오전 서울 강남구 유성기업 서울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유성기업은 한광호 열사 죽음에 대한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를 이행하기 위해 특별교섭에 나서라"고 촉구했다. 지회는 한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지난달 17일 이후 모두 다섯 차례 유성기업에 특별교섭을 요구했다. 지난 5일 다섯 번째 특별교섭을 요구하며 이날 정오 서울사무소에서 유족이 참여하는 만남을 갖자고 제안했다. 하지만 지회가 특별교섭 개최를 요구한 시각 회사 정문은 철제셔터가 내려진 채 출입이 통제됐다. 유성기업의 시설보호 요청을 받은 경찰들이 입구에서 한씨 유족 등 교섭위원들의 접근을 막았다.

고인의 형인 국석호 노조 유성기업 영동지회 쟁의부장은 "모친이 광호 죽음과 관련한 장례 절차 등을 지회와 논의할 것을 위임했는데 회사는 모친이 치매에 걸렸다는 모욕적인 입장을 내놨다"며 "회사는 특별교섭에서 유가족 모욕을 사과하고 광호 죽음에 대해 사죄해야 한다"고 말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시간을 끌면 끌수록 유성기업을 향한 규탄의 목소리는 더욱 커져 갈 것"이라며 "최소한의 양심이 있다면 지금 당장 유족과 노조가 요구하는 협상에 나와 사죄하고 책임져라"고 촉구했다. 기자회견 후 참가자들은 서울사무소 인근에서 특별교섭에 임하지 않은 유성기업을 비판하는 거리 선전전을 진행했다.

앞서 지회는 고인의 모친 전아무개씨가 산재 신청 등 후속조치에 대한 일체의 권한을 지회에 위임한다는 내용의 자필서명을 유성기업에 전달했다. 유성기업은 "고인의 노모가 중증 치매 증세를 보여 정황상 의사소통이 불가능한 상태"라고 주장하며 대화요구를 거부했다. 국 쟁의부장은 "모친은 파킨슨병을 앓아 거동이 불편할 뿐 치매에 걸리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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