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용노동부가 올해 임금·단체협상에서 이른바 고용세습과 노조 인사·경영 참여에 대한 제재를 강화한다. 조합원 전환배치와 기업변동시 노사합의 여부,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여부를 놓고 노사갈등과 노정갈등이 심화할 것으로 우려된다.

노동부는 21일 노동개혁 현장실천을 위한 4대 핵심과제를 발표했다. 요약하면 △근로소득 상위 10% 임직원 임금인상 자제를 통한 청년고용 확대와 비정규직·협력업체 처우개선 △직무·성과 중심의 유연한 임금체계로 개편 △공정인사 확산 △청년·비정규직 등 취약노동자 보호 강화다.

지난해 9·15 노사정 합의를 별도 제도개선 없이 노동현장에 적용하겠다는 얘기다. 정부가 관계부처 합동으로 이달 10일 발표한 ‘노동시장 해소를 통한 상생고용촉진 대책’에 포함된 내용이기도 하다.

노동부는 이날 “공정인사 확산과 관련해 고용세습이나 조합원 전보시 노사합의 조항처럼 인사경영권을 본질적으로 침해하는 단협을 엄정 지도·조치하겠다”고 밝혔다.

노동부는 지난해 3월 사업장 700여곳에 대한 단협 실태조사를 발표하면서 "위법·불합리한 단협을 개정해야 한다"고 주장해 왔다. 이어 100인 이상 사업장 3천곳에 대한 조사를 별도로 진행했는데, 다음주께 그 결과를 내놓는다.

정년퇴직자의 자녀·배우자 우선채용, 징계위원회 노사 동수 구성, 기업의 분할·합병·양도 같은 기업변동시 노조 동의 조항에 대한 실태가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노동부는 실태조사 결과를 근거로 노동관계법 위반소지가 있는 고용세습 조항에 대해서는 노동위원회 의결을 받아 시정명령을 내릴 계획이다. 노조의 인사·경영 개입 조항은 불합리한 것으로 보고 올해 임단협에서 개정될 수 있도록 노사를 지도한다는 방침이다.

이기권 장관은 이날 4대 핵심과제를 발표하면서 “현재 노동 3권이 보장되듯이 인사경영권이 기업 재산권의 본질적 사항임을 잘 설득하고 지도할 것”이라고 말했다.

회사 경영참여를 고용안정·투명경영과 관련한 주요 조항으로 보는 노동계와 충돌이 불가피해 보인다. 관련한 노조 쟁의행위를 놓고 불법 논란이 불거질 수도 있다. 이 장관은 “인사경영권의 본질을 침해하는 것을 관철할 목적으로 쟁의행위를 하는 것은 노동관계법에 맞지 않고, 대법원에서도 해석을 명확히 한 사항”이라고 말했다.

송영섭 변호사(금속노조 법률원)는 이에 대해 “노동부가 문제 삼은 조항들은 근로조건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것이 많은 판례에서 확인됐는데도 사용자의 인사경영권만 보호하겠다는 조치”라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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