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마트 해운대점이 이마트노조 해운대지부 설립 당일 노조 지부장을 다른 부서로 발령해 논란이 되고 있다.

16일 이마트노조(위원장 전수찬)에 따르면 지난달 10일 해운대지부가 설립되자 회사는 당일 봉원경 지부장에 대한 인사발령을 단행했다. 봉 지부장은 2004년 입사 이후 13년간 계산원으로 근무했는데, 회사는 이날 갑자기 봉 지부장을 농산품 진열업무에 배치했다.

회사는 “해당 직원의 캐셔업무 효율이 다른 직원보다 떨어진다”며 봉 지부장의 업무능력을 문제 삼았다. 그런데 노조 주장은 다르다. 노조 관계자는 “봉 지부장의 인사고과 점수가 평균 이상인 데다, 지난해 회사측이 수여하는 우수계산원상과 고객서비스우수상까지 받았다”며 “이번 인사발령은 노조간부를 조합원과 격리시키고 노조활동을 탄압하기 위한 부당노동행위”라고 반발했다.

지난해 노조가 공개한 부산 금정점 관리자급 사원대상 교육녹취록에는 “이제 회사에서 강력하게 (노조) 대응할 것”이라거나 “실제 부산 ○○점(지부), ○○점(지부)은 개작살내고 있다” 혹은 “노조 지부가 설립되면 관리자급이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는 취지의 발언이 담겨 있다. 노조는 이 같은 발언이 해운대지부장 인사발령과 무관하지 않다고 보고 있다.

민주노총 부산본부와 이마트노조·마트산업노조 준비위원회는 17일 오후 해운대점 앞에서 집회를 열고 노조간부에 대한 부당 인사발령을 규탄할 예정이다. 집회를 마친 뒤에는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혐의와 관련해 고소·고발을 제기한다.

이마트의 부당노동행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2013년 직원을 감시·사찰하고 노조설립을 방해한 혐의로 최병렬 전 대표이사와 윤명규 전 인사담당상무가 실형을 받았다. 2014년에는 직원들의 노조가입과 노조 홍보활동을 방해한 혐의로 회사 관리자들이 형사처벌을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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