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참사 유가족들이 김석기 전 서울지방경찰청장이 새누리당 예비후보로 나선 경북 경주시를 찾아 "용산참사를 잊지 말아 달라"고 호소했다.

용산 철거민 고 이상림씨 부인인 전재숙씨를 비롯한 용산참사 유가족들은 9일 오후 경주시내 김석기 새누리당 예비후보 선거사무소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김석기를 국회가 아닌 감옥으로 보낼 수 있도록 경주시민들이 유가족들의 손을 잡아 달라"고 밝혔다. 유가족들은 "김석기는 용산참사 책임을 아랫사람에게만 떠넘기면서 국민적 지탄 속에 공직에서 쫓겨나듯 내려온 사람"이라며 "이런 사람이 국회의원이 된다면 경주시민에게도 모욕적인 일"이라고 강조했다.

김 예비후보는 2009년 용산 철거민들이 농성 중인 망루에 경찰병력 투입을 승인했다. 용산참사 진상규명위원회는 지난 2일 김 예비후보의 공천을 반대하는 시민 2천61명의 의견서를 새누리당 공천관리위원회에 제출했다. 2016 총선시민네트워크도 지난 3일 김 예비후보를 1차 공천 부적격자 명단에 올렸다. 용산참사 과잉진압 책임자이며, 총선 출마를 위해 한국공항공사 사장 등 공직을 중도사퇴했다는 이유다.

한편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따르면 경주시에 등록한 예비후보는 8명이다. 새누리당 소속은 6명으로, 이 중 김 예비후보를 포함한 5명이 새누리당 공천을 신청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이상덕 경주시지역위원장이 출마했다. 특히 용산참사 관련 재판에서 철거민들의 변호를 맡았던 권영국 변호사가 무소속 후보로 나서 조명을 받고 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