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그룹 계열 자동차부품업체 현대위아㈜ 평택공장에서 일하는 사내하청 노동자들이 8일 오후 서울 양재동 현대차 본사를 찾았다. 최근 현대위아 평택공장 사내하청업체 노조 사이에서 벌어지고 있는 교섭권 분쟁에 그룹사 입김이 작용했다는 의혹을 제기하기 위해서다.

금속노조 현대위아비정규직평택지회(지회장 서광수)는 이날 현대차 본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2013년 지회가 설립된 뒤 사내하청업체가 폐업하거나, 복수노조가 설립돼 지회 교섭권이 무력화되는 일이 계속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지회에 따르면 2013년 평택공장에 지회가 설립된 지 1년 만인 2014년 조합원들이 소속된 A업체가 폐업했다. 그 뒤 A업체는 사명과 사장만 바꾼 채 사업을 계속했다. 업체가 변경되는 과정에서 조합원 다수가 회사를 떠났다. 지회는 새로 생긴 신규노조에 교섭권을 빼앗기는 처지가 됐다.

비슷한 논란은 B업체에서도 발생했다. A업체 교섭권이 신규노조로 넘어간 뒤 지회는 B업체에서만 교섭권을 유지했다. B업체에서도 지회와 신규노조가 교섭권을 놓고 경합을 벌였는데, 지회가 다수노조로서 지난해까지 교섭권을 행사했다.

그런데 올해 교섭창구 단일화 과정에서 B업체가 “신규노조 조합원이 1명 더 많다”고 주장하고 나섰다. B업체의 주장이 맞다면 지회는 교섭권을 잃을 수도 있다. 문제는 B업체 소속 지회와 신규노조의 조합원수가 정확하게 파악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회사측은 "기밀사항"이라며 인원정보를 제공하지 않고 있다. 지회는 “B업체 직원 변동상황 등 여러 자료를 확인했지만 지회 조합원이 더 많다”며 “신규노조 조합원이 많다는 회사측 주장대로라면 실제로 근무하지 않는 유령직원이 존재한다는 뜻”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서광수 지회장은 “지난해 1월 평택공장에서 발생한 가스유출로 12명의 하청노동자가 사고를 당했는데, 당시 조합원들이 진상규명을 요구하며 서울 한남동 정몽구 회장 자택 앞에서 항의시위를 벌였다”며 “회사가 원청 눈치를 보며 지회를 무력화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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