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8일 제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 기념 한국노총 여성노동자대회 참가자들이 서울역광장에서 본대회를 마치고 서울광장 방향으로 행진하고 있다. 정기훈 기자
“정부 2대 지침은 직장과 집안 일 모두 포기할 수 없는 여성노동자들을 저성과자로 몰고 해고 1순위로 내칠 것입니다. 새누리당의 노동 5법은 여성 비정규직을 더욱 늘리고 여성이 일을 해도 더 가난해지는 악순환에 가둘 게 뻔합니다.”

한국노총 조합원 1천500여명이 8일 오후 서울역광장에 모였다. 제108주년 3·8 세계여성의 날을 맞아 한국노총이 연 전국여성노동자대회에서는 여성들의 인권·노동권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 못지않게 정부·여당을 성토하고 노동법 개악에 반대한다는 목소리가 높았다.

김동만 한국노총 위원장도 "정부 정책으로 저임금 불안정 일자리가 양산될 것"이라고 날을 세웠다. 김동만 위원장은 “정부·여당이 추진하는 노동 관련 5대 법안과 일반해고·취업규칙 지침은 임신·출산·육아 같은 취약한 노동환경에 놓인 여성노동자들에게 더 큰 위협으로 다가올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100여년 전 ‘생존권을 보장하라’며 거리에 나선 수많은 여성노동자의 절박한 외침이 기폭제가 돼 이 시각 세계 곳곳에서 같은 울림이 전해지고 있다”며 “한국노총은 여성노동자와 함께 여성이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사회를 만들기 위해 더욱 매진하겠다”고 선언했다.

김민수 청년유니온 위원장은 “스펙경쟁에 시달리면서도 결국에는 저임금 일자리에 들어설 수밖에 없는 것이 청년들의 현실”이라며 “청년 중에서도 특히 여성 취업준비생은 ‘취직하면 결혼할 거냐’는 압박면접 질문을 받고는 ‘하지 않겠다’고 대답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내몰렸다”고 지적했다.

이날 참가자들은 “여성노동자가 앞장서 정부의 2대 행정지침 무력화와 노동악법 저지를 위해 나서겠다”고 결의했다. 이수진 의료산업노련 위원장은 “여성노동자들이 스스로 권리를 찾고자 싸울 때 성평등한 세상과 일자리·임금에서 차별받지 않는 세상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참가자들은 집회를 마친 후 ‘노동법 개악’ ‘성차별’이라고 쓰인 2개의 대형 현수막을 함께 찢는 퍼포먼스를 진행했다. 이후 서울시청까지 약 2킬로미터를 행진하면서 △쉬운 해고·임금 삭감 저지 △저임금 노동 양산 시간제 일자리정책 폐지 △여성의 사회경제적 지위향상과 양성평등 실현 △무상보육·무상교육 국가책임 강화와 국·공립 보육시설 30% 확충 △아동과 여성에 대한 모든 폭력 종식 등의 내용을 시민에게 알리고 정부에 대책 마련을 촉구했다.
저작권자 © 매일노동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