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윤성희 기자
1일 오후 이화여대 인근 대현문화공원에 설치된 평화의 소녀상 주위로 노란 망토를 두른 대학생 400여명이 모여들었다. 영하의 추위 속에서도 얼굴에 빨간색 눈물방울 모양이나 노란색 나비 모양 스티커를 서로 붙여 주며 웃었다.

빨간 눈물방울은 일본군 위안부 피해 할머니의 고통을, 노랑나비는 회복을 뜻한다. 박근혜 대통령과 아베 신조 일본 총리의 가면을 쓰고 포즈를 취한 학생들도 있었다.

한일 일본군 위안부 합의 무효를 위한 대학생대책위원회는 이날 '2016 대학생 3·1 독립선언'을 발표하고 대현문화공원에서 청계광장까지 행진했다. 3·1절을 맞아 한일 정부 간 합의와 역사왜곡을 규탄하며 한·미·일 군사협력에 반대한다는 취지다.

참가자들은 이날 독립선언문을 통해 "일본 정부는 지난 역사를 사과하기는커녕 군사협력 운운하며 한반도에 자위대를 진출시키려 한다"며 "한국 정부는 위안부 피해자들에게 일본의 주장을 강요하고 있으며, 밀실에서는 친일 역사논란을 일으킨 국정교과서를 만들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들은 "역사를 거꾸로 돌리려는 시도 앞에서 우리는 97년 전 3·1 만세운동을 떠올리며 진정한 독립을 가로막는 세력을 심판할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대학생대책위는 이날 서울 종로구 옛 일본대사관 인근 평화의 소녀상 옆 노숙농성을 마무리했다. 각 대학이 개강한 만큼 학내에서 활동을 계속하기 위해서다. 노숙농성은 지난해 12월 말 시작해 이날까지 63일간 이어졌다. 노숙농성에 참여했던 대학생 곽지민(22)씨는 "(참가자 모두) 농성을 통해 시민들을 만났다면 이제 학교에서 더 많은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며 "소녀상이 잊히지 않도록 계속 행동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학생대책위는 오는 16일 전국 대학 동시 수요집회를 한다. 26일에는 대규모 집중집회를 연다. 일부 대학생들은 대책위와 별도로 이달 말까지 소녀상 옆 농성을 계속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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