철도노조(위원장 김영훈)가 철도사고로 정부 조사를 받던 백아무개(33) 철도공사 직원 자살사건과 관련해 진상규명과 책임자 처벌을 정부에 요구했다.

노조는 11일 오전 서울역광장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토교통부 소속 철도특별사법경찰대의 무리한 수사를 받다 조합원이 자살한 사건에 대해 정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노조는 철도공사 자체 조사에서 원인불명으로 확인된 철도사고를 철도경찰이 6개월이나 지난 시점에 재조사하는 것에 의문을 제기했다. 김영훈 위원장은 "철도경찰은 개인 책임이 없다고 밝혀진 사건을 재조사해서 무엇을 더 알고 싶었던 것인지 모르겠다"며 "정부는 철도경찰의 재수사가 정당한 것이었는지 확인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철도경찰이 약물검사까지 하면서 백씨에게 심적 부담감을 조성한 것에 대한 비판도 잇따랐다. 강문대 변호사(민변 노동위원장)는 "재수사 목적이 철도사고 예방이었다면 인력운영 문제·시설상 결함 문제를 조사해야 마땅한데 철도경찰은 백씨를 상대로 약물검사를 진행했다"며 "철도경찰은 수사 과정을 공개해 그 목적을 밝히고, 공사와 정부는 백씨 사망사건을 산업재해로 인정해야 한다"고 말했다.

백씨는 청량리역에서 기관차-열차 연결업무를 담당했다. 지난해 8월 발생한 화물열차 분리사고와 관련해 지난달 23일 철도경찰에서 재조사를 받았다. 백씨는 며칠 뒤 자신의 수첩에 "태어나서 처음으로 경찰 조사를 받았다" "힘들다 외롭다" "시간이 빨리 지나갔으면 좋겠다"는 글을 남겼다. 이달 6일 출근하지 않았다는 소식을 들은 부모가 자택을 찾았을 때 백씨는 목매 숨진 상태였다. 경찰은 5일께 숨진 것으로 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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