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이 금융공기업을 지렛대 삼아 민간은행으로 성과주의 임금체계 확산을 추진하는 가운데 주요 시중은행 노사가 TFT를 꾸려 성과주의 관련 이슈를 논의하는 식의 절충적 합의가 잇따르고 있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은행 노사는 지난 8일 지난해 임금을 직급별로 2.0~3.2%까지 차등 인상하고, 피시오프제 순차 실시, L0 승격자격 평가시험 제도개선 내용을 담은 2015년 임금·단체협약에 합의했다.

은행이 성과주의 확대와 관련해 강하게 요구했던 △직무급 확대 적용 △변동성과급 지급률 개선 △이익배분제 산출기준 및 방식 개선 요구안은 올해 별도 TFT에서 논의하기로 했다. TFT 구성 시점이나 논의기한을 정하지 않았다는 점이 눈에 띈다. 정부가 다양한 경로로 성과주의 확산을 강요하는 상황에서 노사가 논의시한을 정해 놓지 않은 'TFT 구성 후 논의'라는 절충안을 찾은 셈이다.

금융노조 KB국민은행지부 관계자는 "은행측이 제안한 안건은 하나같이 성과주의 임금체계를 강화하는 내용이었다"며 "일단 공세를 막아 내긴 했지만 정부와 금융당국의 압박이 만만치 않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우리은행 노사도 지난달 말 임단협에 합의하면서 개인평가제도와 실적에 따른 차등 임금피크제 등 성과주의 도입에 대해서는 향후 TFT를 구성해 논의하기로 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TFT를 꾸려 논의한다고 했으니 시중은행도 정부에 할 얘기는 생기지 않았겠냐"며 "정부 눈치를 볼 수밖에 없기 때문에 올해 내내 성과주의 임금체계 개편 요구를 노조에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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