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나항공노조(위원장 신철우)가 회사에 구조조정안 철회를 요구하며 천막농성에 돌입했다.

4일 노조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지난달 30일 비인기 노선 조정과 예약영업·국내공항서비스 아웃소싱을 주요 내용으로 하는 구조조정안을 발표했다. 희망퇴직과 무급휴직을 실시하고 단거리 노선 비행시 여객기 한 대당 근무하는 승무원을 7명에서 6명으로 줄인다. 해외주재 정비사는 현지 위탁하거나 단기파견으로 대체하고 학자금 지원을 비롯한 복지제도를 축소하기로 했다.

노조는 "구조조정 계획에 따라 최소 500여명의 고용불안이 야기되고 있다"며 "회사는 구조조정을 중단하고 노조와 대화를 시작해야 한다"고 밝혔다.

회사가 아웃소싱 계획을 밝힌 예약영업·국내공항서비스 분야에서 일하는 직원은 500여명이다. 회사는 인위적인 인력감축을 하지 않겠다고 밝혔지만 노조는 실현가능성에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자연 감소분이 있고 여기에 인력재배치를 실시하면 된다는 게 회사 입장이지만 재배치할 부서도 정하지 않은 상태라 립서비스에 불과하다는 것이다.

신철우 위원장은 "노조가 500여명에 이르는 인력을 어느 부서에서 흡수할지, 언제까지 줄일지 물었지만 회사는 대답하지 못했다"며 "결국 아웃소싱을 통해 기존 직원들의 고용불안을 야기하거나 희망퇴직을 사실상 강요하는 방식으로 구조조정이 진행될 게 뻔하다"고 비판했다. 게다가 예약영업과 국내공항서비스 분야에서 한 해 동안 인력 자연 감소분은 30여명밖에 되지 않는다.

노조는 임금·단체협상 중 회사가 일방적으로 구조조정안을 발표한 것에 대해서도 반발하고 있다. 아시아나 노사는 2014년 임금협약과 2015년 임금·단체협약을 체결하지 못한 상태다. 임단협이 교착상태에 빠진 지난달 말 사측은 교섭 중단을 선언하고 노조 교섭위원들에게 현장 복귀를 통보했다.

노조는 이달 3일부터 서울 강서구 아시아나항공 격납고 앞에서 천막농성 중이다. 현장에 복귀한 노조간부들이 연차를 활용해 농성장을 지키고 있다. 노조는 이날 성명을 내고 "아시아나항공의 위기는 대우건설·대한통운을 잘못 인수한 경영진의 결정이 발단이 됐다"며 "경영실패 책임을 노동자에게 전가하는 구조조정을 철회하고 노조와 대화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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